광우병 쇠고기에 유전자 조작쌀.. ‘한미FTA NO!’

[참세상 2006-08-24 15:33]

수입재개 이미 결정, 형식적 정부 실사단 8.24~9.3 방미

라은영 기자

이르면 요번 추석 때는 값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수 있도 있겠다. 유전자 조작 쌀로 밝혀진 수입 쌀은 이미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24일 미 도축상 실사를 위한 한국 실사단이 출국하고,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재개 될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보도되고 있다. 이에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4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면적인 수입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입구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어 그 옆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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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안전하다 얼버무리는 한국 정부

범국본은 “한국 정부는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일본, 영국, EU 등에서는 광우병 발생이 확인 됐다”고 설명하며 “국민들의 건강을 팔아넘기는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미국에서 조차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쌀이 검출되었음에도 한국 정부가 묵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국본은 “한미FTA에 따른 허구적인 경제 효과와 광우병 쇠고기, GMO 농산물에 대해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을 명확히 입증해야 할 것”을 주장하며 “국민 건강권을 팔아먹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은 “현재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결정은 국민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닌 정치적 선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수입재개를 결정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선물을 받아올 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박상표 편집국장은 “24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도축장 실사하겠다는 실사단은 수입재개 발표를 위한 형식적 절차 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결국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 때 국민들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먹게 될 운명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문경식 전농 의장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뿐만 아니라 미국산 유전자 조작 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실태를 지적하며 “국민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빈파 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는 “전국을 강타한 CJ식중독 사고가 과학적으로 원인규명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야무야 됐다”고 지적하며 “결국 광우병 쇠고기가 학교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유통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입하려 애쓰는 한국 정부, 배짱 부리는 미국 축산업계

국민들의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한미FTA의 4대 선결과제의 하나였다.

당시 조건은, 수입될 30개월 미만 소의 근육부위살코기에 한정하고, 뼈가 붙은 상태의 갈비나 소 머리, 소꼬리나 우족, 내장 및 각종 부산물(혀, 가공 부스러기), 육가공품(소시지), 횡경막(안창살)도 수입금지 대상으로 남겼다.

당시 수입위생 조건 개정 고시, 도축장 지정 등 추가 절차 등을 거쳐 3월 말 전 후로 수입이 재개 될 것이라고 농림부는 전망했다. 그러나 3월 14일 미국 앨라배마주에 사육된 소가 BSE 양성반응을 보여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광우병 감염 소’로 최종 확인됐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이 세 번째 광우병 양성 소에 대한 역학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소가 10살 이상이라고 주장하며 1997년 사료금지법 이전에 광우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 했다.

▲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3월 17일, 광우병 감염 소가 10살이 넘은 증거라며 달랑 치아사진 1장만을 우리 농림부에 보냈다.
출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
그러나 이 소는 출생 기록 등이 전무한 상태에서 그대로 땅에 묻혔고, 재검사를 재차 요구하자 묻힌 소의 머리를 꺼내 치아조사(dental examination)만으로 8살 이상이라고 판정했다. 치아조사 방법이 비과학적이라는 논란이 계속 제기됐음에도 농림부는 이 판정을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을 고수했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 수입 재개를 위해 애쓰는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수입재개가 결정되지 못한 이유는 미국에 있었다.

쇠고기 수입 압박 뒤에는 카길, 타이슨 푸드 등 초국적 축산업계가 ..

한국 실사단이 미국의 37개 도축장을 실사한 결과 7개 도축장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이 도축장에서는 30개월 이상과 이전의 소에 같은 도축 도구를 사용하고 있었고, 캐나다산 소와 미국산 소가 구분되지 않고 도축되고 있었다.

▲ 실험실 검사시 드러나는 차이
출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수입 조건이 30개월 이하의 소라는 조건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캐나다 또한 광우병 소가 발견 돼 현재 한국 정부는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7개의 도축장에서는 변경 조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그리고 추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도축장은 그 이름도 유명한 카길, 타이슨푸드, 위싱턴비프 등 미국 내 초국적 농업 자본이 운영하는 도축장이었다.

이후 한국정부가 문제가 발생한 도축장 이외 도축장에서 도축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오히려 미국에서 수출 재개하지 않았다.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사전 선점되어 자사의 시장을 빼기지 않으려는 카길 사 등이 미국 행정부에 압박을 한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8월 4일 31명의 미 상원의원이 노무현 정부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하지 않는다면 한미FTA 협상 체결이 무산 될 것’이라는 사실상 협박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한국정부는 문제의 도축장 추가 단을 8월 24일부터 9월 3일 까지 보내기로 한 것이고 24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에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범국본은 “한국정부가 수입의 재개 할 수 있도록 명분을 쌓을 수 있도록 형식적인 정도의 조치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후 수입을 재개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실사단의 방문은 소고기 수입을 위한 요식행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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