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40대 반장, 탈의실서 사망… 8일째 장례 못치러

4일 오후 탈의실 바닥 쓰러져 있어… 사인 밝혀지지 않아, 노조 장례대책위 꾸려

11.04.07 14:53 ㅣ최종 업데이트 11.04.07 14:53 윤성효기자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지난 4일 40대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사측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노동조합에 의하면, 지난 4일 오후 4시 45분경 복아무개(41)씨가 안벽도장 탈의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복씨는 대우조선해양 도장1그룹 선체도장2반 반장을 맡아왔다.

복씨는 탈의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동료 직원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의식이 없었다. 발견 직후 곧바로 거제 대우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복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부검을 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부인과 자녀 2명이 있으며, 빈소는 대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장례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노조는 유인물 을 통해 “대우조선 반장들은 공정관리와 안전업무, 페이퍼 워크 등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피로누적과 업무상 스트레스 등 심적 고통을 많이 받고 있다”며 “업무상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반장들에게 떠넘겨지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복아무개 조합원은 사고 당일 반원들에게 몸이 아프타는 말을 했다고 한다. 몸이 아프면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그러나 책임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는 병원에 가는 일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반장을 맡지 않았다면 병원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지 않았겠느냐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4․27 ‘거제1’ 경남도의원 재선거에 나선 민주노동당 이길종 예비후보는 7일 낸 자료를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런데 회사와 유족 간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장례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대우조선 하청업체 출신 강병재 의장이 철탑 고공농성을 한 달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날아든 또 하나의 비보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여전히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위험천만하다. 강병재 의장이 고공철탑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또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고,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춰 원만하게 장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 사측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산재와 관련한 보상 규정이 있는데 유가족과 서로 주장이 다르다. 빠른 장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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