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20%가 ‘發癌’ 상위20%의 1.4배
[경향신문 2006-08-24 21:18]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암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에 걸린 다음 5년간 생존하는 비율은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소득계층에 따른 암 환자의 암 종류별 의료이용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제주대 의대 이상이 교수가 건강보험공단, 국립암센터 등과 공동으로 지난 1999~2004년의 5년간 암발생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수준은 1998년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5개 계층과 의료보험수급자로 나눴다”고 말했다. 예컨대 ‘소득 1계층’은 소득상위 20%, ‘5계층’는 소득하위 20%를 지칭한다.
◇저소득층이 암에 잘 걸린다=연구결과에 따르면 1999년 신규 암환자의 4대암(위암·폐암·간암·대장암) 발생률에서 남녀 모두 소득이 낮은 5계층이 1계층보다 1.2~1.4배 높았다. 소득 5계층 남자의 암발생률은 10만명당 376.6명으로 1계층의 266.9명에 비해 1.4배가 높았다. 여자도 소득 5계층은 인구 10만명당 284.0명으로 1계층의 223.7명과 비교할 때 1.2배가 됐다.
암에 걸린 후 5년간 생존율도 소득에 따른 차이가 현격했다. 남자의 경우 1계층은 42.4%, 5계층은 26.9%로 15.5% 차이가 났다. 여자는 1계층 59.7%, 5계층 50%였다.
여자의 생존율이 더 높은 이유는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5년간 생존율이 최고 88.8%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대 병원 이용률도 6배 차이=환자들이 선호하는 3차병원(종합전문병원)의 경우 소득 1계층은 73%가 이용했으나 5계층은 54.2%, 의료급여수급권자는 10.1%에 머물렀다. 반면 규모가 적은 종합병원은 소득 1계층은 22.1%, 5계층은 38.7%, 의료급여수급권자는 77.3%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서울에 있는 4대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비율은 소득 1계층이 30.4%, 의료급여계층이 5.33%로 6배 가까운 차이를 나타냈다.
◇사망 전 1년간 평균진료비 8백81만원=2004년 암으로 사망한 이들의 사망 전 1년간 진료비는 평균 8백8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입원진료비가 7백57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입원일 당 진료비는 15만원이 소요됐다. 소득별로는 소득 1계층은 사망 전 1년간 지출한 의료비가 1천만원이 넘었으나 소득 5계층은 6백66만원에 불과했다. 총진료비가 가장 큰 암은 백혈병으로 2천1백96만원이 지출됐다.
이상이 교수는 “취약계층이 암 예방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이용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계층간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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