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공장 밀집 영월 서면, 후두암 발병률 전국평균 3배

[한겨레 2006-09-12 08:12]

[한겨레] 국립환경과학원, 역학조사 추진

시멘트 공장이 집중된 강원도 영월 서면 지역 주민들의 후두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세배 이상 높아 국립환경과학원이 역학조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11일 입수한 국립암센터의 ‘영월군 서면 암 발생 및 암 사망 자료 분석’ 자료를 보면, 서면 지역에서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4명의 후두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국 암 발생 통계를 통해 추정한 같은 기간의 후두암 발생 예상자 수 1.15명의 3.48배에 해당한다. 반면, 서면 지역의 전체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국립암센터 집계 결과 1999년부터 2002년 사이 서면 지역 주민 4538명 가운데 모두 45명이 암에 걸려, 전국 암 발생 통계를 근거로 한 같은 규모 인구 집단의 같은 시기 암 발생 예상자 수 61.34명보다 23%나 적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서면 지역의 이례적인 후두암 발생률이 시멘트 공장에서 배출되는 분진과 연관이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황승식 국립암센터 암등록역학연구부 연구원은 “후두암의 주요인으로는 흡연이 꼽히지만, 여러가지 유해물질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 시멘트 분진(<한겨레> 11일치 1면)도 후두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서면에는 쌍용시멘트와 현대시멘트 공장이 입주해 있고, 경계를 맞댄 충북 제천시 송학면 입석리에 아세아시멘트 공장이 들어서 있어, 우리나라에서 시멘트 공장이 가장 집중된 곳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는 전국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서면을 포함한 전체 영월 지역이 강원도의 다른 지역과 견주어 대기 중 먼지에 큰 영향을 받는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높은 사실도 확인한 상태다. 환경과학원은 서면 지역의 이 두 질환 발생에 대한 구체적 자료는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위한 전문가 의견 수렴이 끝나 지금은 조사 방법론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조만간 조사 착수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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