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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노건연 토론회에서 노동자에게 사기치지 말라고 하던 박모씨.
이번에 진짜로 사기치지 말라고 말한 박훈동지에게 한 표.
우리의 노조운동에서 중요한 순간이 지금 흐르고 있고,
또한 분노와 함께 새로운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박훈동지의 글 올립니다.

박훈 변호사의 ‘4/2 발전노조 관련 노정합의안’에 대한 반박문

이것은 절대 아니다!!!(발전노조 합의안을 보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고 또 해보아도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존경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산업연맹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금속노조 대의원 한사람으로서, 지도부의 지도력에 흠집을 내고, 우리 조합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말을 자제하여야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들기도 하였지만 역시 그래도 이래서는 안된다는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이렇게 용기를 내어봅니다.

합의안을 도출한 지도부가 그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 한다하더라도 그것은 정말로 하릴없는 성과를 강변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병호 위원장은 이 번 4. 2. 총파업을 격려하기 위한 옥중메시지에서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이를 현실화하지 못하면 우리 운동은 엄청난 대가를 치며 되레 위기에 빠짐을 역사는 가르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운동에너지를 현실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발전투쟁의 패배는 전체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부를게 틀림이 없다. 역사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라고 정확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단위원장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민주노총 지도부는 존재하고 있는 운동에너지를 현실로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있을 수 없는 합의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여기서 한 번 합의안 전문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노사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국민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리며, 앞으로 이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발전산업의 미래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약속하며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노조는 2002.3.8일자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재정을 존중하여, 발전소 민영화 관련 교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한다.
2.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과 징계가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되도록 노력하며 필요한 경우 이를 관계당국에 건의한다.
3.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즉각 회사에 복귀한다.”

“파업으로 인해 국민에게 끼친 피해에 대한 사과라니 이것 무슨 말입니까!”

파업이 일어나면 당연히 생산은 멈추고 손해는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본가의 손해이며 파업권 행사로 인한 손해는 당연히 감수하도록 노조법 제3조는 명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파업권을 노동자의 권리로 인정하는 국민들이라면 당연히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인내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발전노조 파업으로 국민에게 끼친 피해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발전노조 파업은 발전소 매각을 막아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을 막고자 파업을 전개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언제 우리 조합원들만 잘 먹고 잘살고 해서 파업을 하였습니까. 아니지요 발전소 매각으로 인해 국민에게 돌아갈 뻔한 재앙을 막자고 죽자살자 싸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송두리째 부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법과 원칙을 준수한다니 이것은 또 무슨 이야기입니까!”

발전이나 가스, 철도 등 이른바 필수공익사업장의 파업권을 현저히 제한하고 있는 악법을 준수하겠다는 것입니까? 악법은 결단코 스스로 깨지지 않습니다. 악법은 악법이다라고 말을 하면서 동시에 그 악법을 깨기 위한 지난한 행동을 통해서만 악법이 깨진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지들이 “제3자 개입금지” 규정과 “노조의 정치활동금지” “냉각기간 준수” 등 파렴치한 악법규정에 걸려서 감옥에 가고 항거를 하였기 때문에 악법 규정들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니 악법은 준수하지 않아야 하지요.
원칙을 준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공기업 사유화 문제는 경영권 문제이므로 노동자들은 이에 간섭하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이 아니면 그냥 해본 소리입니까. 원래 합의안을 쓸 때는 전문은 중요하지 않으므로 그냥 무심결에 쓴 것입니까.
차라리 그렇다면 쓰지를 마십시오. 왜 괜히 열심히 파업하고 연대 파업을 했던 조합원들을 이상한 불법 집단으로 만들면서 쓸 필요는 없지요.

“발전소 민영화 관련 교섭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것 도대체 무슨 의미입니까.
“발전소 사유화 문제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을 얻었으니 이를 기반으로 파업을 푼 뒤에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 즉 발전소 사유화 반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발전소 매각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투쟁목표를 집중하였고 상당히 성공을 하였으므로 교섭 논의 대상에서 제외를 한다고 합의를 하더라도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강변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전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그런 합의를 하지말고 그냥 우리 스스로가 파업 접고 복귀를 하였어야 옳은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얻을 것을 얻었는데 무엇을 더 얻을 것이 있다고 총파업 공갈 형태의 으름장 놓고 37일간이나 고난한 파업을 전개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괜히 그런 합의를 해서 공기업 사유화 문제에 대해 정권에 힘의 실어 주고 국민들의 오해를 살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정말로 아전인수로 해석해도 유만 분수입니다.
우리가 총파업을 전개하고 (2.26 파업) 조직하고 (4.2 파업) 발전노조 조합원들이 고통스럽기 그지없는 산개투쟁을 전개하였던 것은 발전소 사유화, 매각을 “저지” 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즉 그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지 단순히 매각의 부당성을 “선전”하려고 하였던 것은 아닙니다. 이런 투쟁의 과정에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던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발전소 사유화를 저지하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참으로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설사 우리가 총파업에서 그리고 발전노조 파업이 정권의 탄압으로 깨져 나갔다 하더라도 그것은 발전소 사유화 저지의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지 결단코 조직의 약화나 국민적 공감대 약화로 나아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합의를 함으로써 공기업 사유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약화되고 이를 저지 위해 싸워도 얻을 것이 없다는 패배 의식만 심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이 문제와 관련하여 한가지 더 짚을 것이 있습니다.
2002. 4. 2.에 작성된 민주노총 교선실 명의의 “발전 파업이 남긴 것” 이라는 제하의 인터넷 문서에 의하면 “타결 내용은 어차피 민영화 봉합-징계최소화로 일찍부터 정해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내용이 있는데 이것은 도덕적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과 발전노조 지도부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사기를 친 것입니다. “발전소 매각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하여야 한다고, 발전소가 매각되면 우리국민 다 죽고 공적 사업들 모두 재벌이나 외국에 넘겨져 나라 경제 망치니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하면서 파업을 독려하였습니다.
그런데 “민영화 봉합” (저지가 절대로 아닌!)이 목표였다니 이런 세상에!
조합원들이 지도부가 내심가지고 있는 목표를 모르고 그런 멍청한 짓을 하였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조합원들이 아무 생각이 없이 동원되는 군대 병력이나 된다는 것입니까. 아예 그러면 처음부터 말씀을 하셨어야 합니다. 발전소 매각 저지가 아니고 민영화 봉합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조합원들은 우리는 발전소 매각 저지를 하겠으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지도부는 나가라고 하였을 것이든지 아니면 그 정도 목표를 가지고 무슨 총파업을 할 것이 있냐고 하면서 다른 방도를 알려드렸을 것입니다.

“민·형사상 책임과 징계가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되도록 노력하며 필요한 경우 이를 관계당국에 건의한다.”

참 이런 합의를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민주노총 지도가 조합원들의 징계를 합의하여 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악법이 우리 조합원들을 불법으로 내몰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무슨 책임이나 징계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본가나 정권이 책임이나 징계를 하려고 하면 싸워야 하는 것이지 (이에 대해 교선실 작성 문서는 더욱 끈기 있는 대화 자세가 요구되지만 다시 재 파업 움직임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느 정도 선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자인을 하는 것은 동지들의 목을 지도부가 스스로 자르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정한 수준”이 어떤 수준이 되어야 적정한지 알 수가 없고 관계당국에 “건의”가 무슨 효력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합의는 아예 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이런 합의를 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4,000명 자를 것을 500명 아니면 1,000명으로 하고 손해배상액이 400억 되는 것을 100억 아니면 10억으로 막아보겠다는 것입니까. 그래서 징계나 손해배상, 형사 기소된 사람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된 것이다고 판단하면 합의정신을 살려 지도부는 수수방관하겠다는 것입니까.
이것이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는 최선책이었다고 강변하신다면 그만 지도부 자리에서 내려 오셔야 할 것입니다.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즉각 회사에 복귀한다”

복귀하면 그냥 조용히 우리끼리 하면 되지 이런 것을 문서화해서 어쩌겠다는 것입니까
도대체 무엇을 얻자고 이런 말도 안되는 문구를 써서 자본과 정권의 기를 살려주고 조합원들과 민중들에게 우리는 패배자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지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결론을 이야기하여야 할 때 가 된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과 발전노조 지도부는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운동에너지”를 과소평가하고 이를 현실적 힘으로 전환시킬 의지와 능력도 없이 자본과 정권에 “항복”을 하였던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동력이 어땠으니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판단이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였으면 합니다.
제가 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 번 파업에 임하는 자세는 그 어느때 보다도 진지하고 열심이었으며 발전소 사유화는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강고하였습니다. 나아가 시민사회의 지지도 매우 높았습니다. 따라서 여기에 적절한 지도만 있었다면 더욱 강력한 힘으로 한판 맞짱을 뜰 수가 있었다고 봅니다.
설사 이 싸움에서 노동자들이 처절하게 깨져 나간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의 조직의 강화로 민중의 희망의 불씨로 강력히 살아 남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기업내의 자신들 문제만을 가지고 싸우지 않고 전체 노동자의 입장, 전 민중적 입장에서 연대파업을 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서 중대한 역사적 진보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합의안을 도출하고 총파업을 스스로 무산시킨 지도부는 이에 대하여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이제 새롭고 강력한 투쟁을 다시 준비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