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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건설산업연맹 조직활동가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건설현장

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산업안전교육을 위해 활동가들의 교육역량을 강화시

키기위한 강사훈련을 진행했지요.

교육은 재미있었습니다.

‘건설현장은 원래 위험한거야.’, ‘조심을 안하니까 사고나지’, ‘산재로 찍

히면 취직도 못해’….

노동자들의 의식을 옭아매고있는 조장된 이데올로기를 깨부수기위한 활동가

들의 고민이 실습교육 속에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영국 건설노동자보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11배 많이 죽습니다. 우리나라

보다 못사는 필리핀 건설현장도 우리나라보다 4배 사망률이 낮습니

다. 건설현장이 원래 위험한 게 아니고 위험한 걸 관리 안하니까 위험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엉망인 현대건설도 외국 나가면 관리 잘합니

다. 그 나라에서는 그렇게 안하면 사업 못하니까요”

“통로에 자재들 어지럽게 쌓아놓고 거기서 미끄러지면 노동자

잘못입니까? 낙하물에 맞아 다쳐도 안전모 안쓴 탓만 할 수 있습니까? “

아파트 하나 올라가는데 몇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장애자 쯤 당연시하는 끔

찍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와 싸우고, 사업주와 싸우는 동시에 위

험한 작업환경을 숙명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노동자들의 불감증과도 싸

워 요구와 분노를 조직해야함을 알기에 건설현장 활동가들의 교육에 임하

는 자세는 진지했습니다. 작년 말에 시작한 ‘건설노동자 건강실태조

사’로 맺어진 건설산업연맹과의 연대활동 속에 노건연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보건과 관련한 또 한가지.

4월사업 건설산업연맹 4대 슬로건 중에 ‘건강검진 실시’가 있어요. 이번

조사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바라는 제도개선 1순위 였거든요. 그런데 이것

가지고 활동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고용상의 불이익’에 대한

대책없이 건강검진은 해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거죠. 현장 노동자들의 일반

적인 정서도 그렇다는 것이고. 맞는 이야기지요.

“우리가 요구하는 건강검진은 현행과는 다른, 일용노동자를 고려한 형태이

다. 그리고 건강검진 요구는 당장의 현장요구라기 보다는 산업차원에서 건

설노동자에 대한 보건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라는 말로 답변했습니

다. ‘건강검진으로인한 고용상의 불이익’에 대해서는 좀더 심각하게 생각

해서 별도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들었던 생각,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 건설노동자의 평균경력이 13년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노동자들의 많은 건강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저는 ‘평균 13년 건

설노동자의 건강실태’를 보면서 ‘평균 13년에 이르지 못하고 탈락한 노동자

들의 건강실태’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모르긴해도 탈락한 노동자들의 많

은 부분은 건강문제 때문일거라 생각하니까요. 노동자로 일하고도 병들어

기능이 떨어지자 완전자유경쟁 일용노동시장에서 서서히 퇴출되었을, 그래

서 실업이나 도시빈민으로 떨어졌을 사람들이 보이진 않지만 많을 것 같아

요. 기업과 건설산업, 사회의 직무유기임이 분명합니다. 우리조사에

서 이걸 말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이번에는 거기까지는 못 갈 것 같네

요. 암튼 건설노동자의 건강문제를 제기하는 의의는 작지 않은 것 같습니

다. 토론회가 다음주 화요일(23일) 오후 2시 국회회관에서 있는 것 아시

죠? 많이 오세요.

(가끔 현장에서 느끼는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습니다. 상대적으로 현장

에 갈 기회가 적은 다른 회원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