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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여러분!
오늘 세계 노동절 112주년을 맞이해서 전국 11개 도시에서 한국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을 다짐하는 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또 세계 각 국 주요도시에서도 만국 노동자의 단결투쟁의 다짐하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12주년 노동절을 우리 한국의 노동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맞이하고 있습니까?
천 삼백 만 노동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0만 명은 차별과 냉대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되어 노동절을 맞고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열 명 중 일곱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오늘 하루도 노동에 찌든 고단한 육신을 쉬지도 못하면서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루 9명 꼴로 일년에 2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와 직업병으로 숨지는 가운데 간신히 죽음을 면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병석에서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십만의 장애인,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3권 이전에 일할 수 있는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절망에 젖어 맞이하는 게 세계 노동절 112주년 한국의 현실입니다. 이 참혹한 현실에서 어찌 우리가 단결을 결의하지 않고 투쟁을 다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노동절을 기해서 이 땅 천 삼백만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해방을 위해 힘찬 투쟁과 진군의 깃발을 높이 치켜올립시다.

동지 여러분!
그 가운데서도 가장 오늘 노동절이 슬픈 사람들은 바로 옳지 못한 일에 맞서 싸우다 희생된 노동자들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감옥에는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해 발전철도가스노조, 공무원노조, 대우조선노조, 대우자동차노조,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등 50여명의 동지들이 감옥에서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명동성당과 산곡성당에서는 발전노조 공무원노조 지도부와 수배된 노동자들이 농성장에서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발전노조 300여명을 비롯해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앞날을 걱정하며 맞이하는 게 세계 노동절 112주년 한국의 현실입니다. 투쟁의 선봉에서 고난을 감내하고 있는 이 동지들이야말로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투쟁의 정신, 메이데이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는 동지들입니다. 이 동지들을 위해 감옥과 농성장에 닿을 수 있도록 동지애의 함성을 힘차게 보내드립시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미국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데서 비롯된 세계 노동절, 우리는 주40시간 – 주5일 근무제 쟁취 투쟁의 한 가운데서 112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수년 동안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선봉에서 싸워왔습니다. 주5일 단체협약 쟁취 투쟁의 성과로 조합원 절반이 토요 격주휴무제를 쟁취한 지 6년이 지났고, 2000년 5월에는 주5일 근무제 법제화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수행했습니다. 주5일 근무제가 임박한 오늘의 현실은 바로 수년에 걸친 민주노총 투쟁의 결과인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과 정권 그리고 일부 노동조직은 지금 노사정 야합을 통해 피 어린 노동시간 단축 투쟁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노동자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5일 혜택을 5년에서 9년 후로 미룸으로써 법제화 의미 자체를 퇴색케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만에 찬 단계별 도입조차도 탄력근로제 확대, 휴일휴가 대폭 축소, 주휴와 생리휴가 무급화, 초과노동 할증률 인하 등 노동조건을 크게 후퇴시키는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5일 근무제를 빙자한 노동법 전면 개악 음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민주노총은 저들이 올바로 주5일 근무제 도입 염원을 저버리고 노동법 개악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즉시 60만 조합원의 강력한 파업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하는 바입니다.

동지 여러분!
민주노총은 지난 4월초 발전파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조직 내부의 혼란을 겪어온 게 사실입니다. 잘못과 오류는 분명히 밝히고 책임 또한 엄하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엄중한 정세와 우리가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투쟁의 과제를 위해 자리를 박차고 힘차게 일어서야 합니다. 차세대 전투기로 미국의 고물 자전거를 비싼 값에 사주고 알토란같은 발전소를 미국자본에 헐값에 넘기려는 정권, 대통령의 세 아들을 비롯한 권력 핵심부가 부정비리의 총본산이 된 정권에 맞서는 민중연대투쟁의 전선에서도 민주노총의 전선복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6월 지자체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를 발판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대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도 바로 우리 민주노총의 책무는 막중합니다.
오늘 노동절 투쟁을 시작으로 해서 노동시간 단축, 기간산업 민영화 저지, 구속 노동자 석방과 노동탄압 분쇄를 위해 3단계 5월 총력투쟁으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단결만이 살길이요, 분열은 죽음뿐입니다. 좌절은 파멸의 길이며 투쟁만이 살길입니다. 모든 역량을 3단계 5월 총력투쟁으로 집중합시다. 모든 조직의 간부동지들과 투쟁과정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동지들이 1,2차 집중투쟁의 선봉을 맡을 것입니다. 조합원 동지들께서는 5월 하순 총력투쟁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주십시오. 임단협이 걸린 노조는 주5일 단협 쟁취와 임단협 승리 깃발을 들고, 탄압 받는 노조는 탄압분쇄 깃발로, 그리고 기간산업 사유화 저지, 교사 교수 공무원 노동3권 쟁취의 깃발을 들고 5월말 민주노총 총력투쟁으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2002년을 노동자 대승리의 한 해로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2002년 5월 1일

민주노총 임시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수호

지금부터 116년 전,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제를 절규하며 총파업에 떨쳐 일어섰다 권력의 총탄에 스러져갔다.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오늘, 이 땅의 노동자들도 그 날의 악몽을 되살리는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비록 총탄이 빗발치진 않지만 정리해고로 쫓겨나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려 노동자의 생존권은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다.
어디 그 뿐인가. 일본제국주의의 억압과 착취에서 시작된 한국 노동자들의 수난사는 권력과 자본의 탄압에 맞선 결연한 투쟁으로 점철돼왔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가 차디찬 감옥에 갇히는 노동자의 행렬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이름의 야만적 폭력이 우리 노동자를 죽음과 고통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는 지금, 우리는 죽음도 두려워 않고 이에 결연히 맞섰던 선배노동자의 거룩한 투쟁을 생각한다.
도도한 물결로 굽이쳐온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는 압제와 투쟁의 기록에 다름 아니다. 오늘 우리에게 닥친 이 시련을 이겨내는 길 또한 굳센 단결과 힘찬 투쟁뿐임을 가슴 깊이 아로새긴다. 뼈를 깎는 자성과 열린 마음으로 1300만 노동자의 희망, 민주노총을 일으켜 세우자.
그리하여 세계노동절 112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세계노동운동이 가르치는 불굴의 투쟁정신을 잇고, 전국 노동자들의 의지를 한데 모아 힘찬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자 한다.

하나, 우리는 우리사회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 영세 비정규 여성노동자의 희생을 대가로 휴일휴가를 축소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려는 정부의 노동법 개악음모를 분쇄하고 노동조건 후퇴 없는 진정한 주5일근무제를 쟁취하기 위해 총력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발전, 가스, 통신, 철도 등 국가기간산업을 해외에 팔아 넘기려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현장에서 다시 투쟁을 조직하고 강력한 연대투쟁 전선을 형성해 굳세게 투쟁해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중소영세업체라는 이유로 저질러지는 모든 차별과 탄압을 거부하고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발전산업노조의 파업과 2.26 연대파업을 빌미로 자행되는 현장탄압을 분쇄하고 1300만 노동자의 이름으로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구속노동자를 구출하기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고 경찰을 동원해 탄압하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공무원·교수의 노동3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 각계각층과 연대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전세계 무고한 양민을 상대로 한 전쟁을 서슴지 않고, 남북대결 구조를 고착화시키며, 무기를 강매하는 미국을 반대하며 민족자주권을 쟁취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강화가 몰고온 하루 10명의 사망사고와 최근 급증하는 근골격계질환과 뇌·심혈관계질환 등 산업재해와 직업병을 추방하고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인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02년 5월 1일

세계노동절 112주년 기념 노동자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