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불법하도급 적발 증가
건교부 “건설산업정보망 가동 효과”…건설연맹 “시공참여제 통한 비리 늘어”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부실공사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 상반기 불법 하도급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업체가 6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가 국회 건설교통위 정장선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3곳의 일반건설업체와 62곳의 전문건설업체가 불법 하도급으로 인해 영업정지를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정지 사유로는 △무등록 업체에게 (재)하도급(5건) △의무 하도급 위반(1건) △일괄 하도급(8건) △해당업종 업체에게 재하도급(51건) 등으로 나타났다.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올 상반기 영업정지 처분 건수는 2003년 30건, 2004년 38건보다도 많은 수치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해 위반건수인 119건을 상회할 전망이다.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과징금 처분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업체는 일반건설업체 21곳, 전문건설업체 512곳 등 모두 533곳. 이는 2003년 46곳, 2004년 89곳, 2005년 362곳이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올 들어 불법 하도급 적발 사례가 급증한 데 대해 건교부는 2004년부터 운영중인 건설산업정보망(KISCON)이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비리를 적발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까지 건설산업정보망에 불법 하도급 의심 사례로 적발된 사건은 모두 2,361건. 이 중 올해 8월말까지 지자체가 해당 업체를 처벌한 건수는 1,421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명선 건설산업연맹 정책부장은 “건설산업정보망이 가동되면서 불법 하도급 적발 건수가 눈에 띠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전산망으로는 불법하도급 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팀장(오야지, 십장)을 통한 불법사례는 적발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시공참여자제도 폐지를 담은 정부 법안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지난 7월 ‘시공참여제 폐지’를 뼈대로 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2008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