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자 크리스마스 선물은 주 48시간 노동시간단축
조현미 기자 08-12-24
앞으로 영국에서도 주 48시간 노동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영국은 유럽연합(EU)의 주 48시간 이상 노동금지 규정에서 제외돼 왔다.
유럽의회는 지난 17일 총회를 열고 영국에 대한 주 48시간 적용제외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의원 421명이 찬성했고 273명이 반대했다. 최종결정은 내년 초 유럽장관회의 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노조들은 “올해 영국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노총(TUC)은 “노동시간을 줄이는 조치가 영국의 기업들에게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와 피로에 의한 수많은 재해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가장 큰 노조인 유나이트(Unite)는 영국 출신 의원들에게 영국의 장시간 노동문화를 끝내자며 지속적으로 설득해 온 바 있다.
올 초 EU는 주 48시간 이상 노동 금지조항에 대해 영국에 대해서는 적용을 제외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노동자들이 동의하면 주 48시간 이상 노동을 할 수 있다. 이에 반발해 유럽사회주의자당은 이날 총회에서 영국에 대한 적용제외를 없애자는 안건을 발의했다. 이날 유럽의회 앞에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시간단축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슈테판 휴즈 유럽사회주의자당 사회정책대변인은 “장시간 일을 한다고 더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며 “영국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는 10명 중 7명은 노동시간이 줄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기업 로비스트 785명은 최근 EU 의원들에게 “영국에서 노동자들의 다른 권리를 확대하는 대신 48시간 이상 노동을 금지하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EU의 실용주의적 판단이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영국 정부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패트 맥파든 영국 경제부장관은 최근 BBC 방송에 출연해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잔업을 원하고 있는데 노동시간을 규제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의 주 48시간 이상 노동금지 규약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지난 93년 보수정권 시절 결정된 것이다. 영국에서 320만명의 노동자들이 주 48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 48시간 이상 노동금지를 전체 업종에서 시행하지 않고 있는 국가는 EU회원국 가운데 영국이 유일하다.
EUOSHA, 이주노동자 안전보건보고서 발표
유럽산업안전보건청(EUOSHA)이 최근 이주노동자 안전보건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유럽연합(EU) 국가로 유입되는 이주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노동시장 내에서 이주노동자가 처해 있는 열악한 환경이 나와 있다. 자국의 일자리가 부족해 다른 나라로 이동한 이주노동자와 동유럽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보다 구직 기회가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각종 안전보건 관련 전략을 수립할 때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보건청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단순반복작업·장시간노동·저임금과 주야간 교대 근무등에 투입되는 경우가 자국노동자보다 많았다. 특히 유색인종 이주노동자의 경우 작업장에서 폭력과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빈도가 높아 스트레스와 과로 발생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청력질환과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산업보건관리를 받는 비율은 국가별 서비스 제공 정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실행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는 이주노동자 정책그룹을 결성해 이주노동자의 안전보건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