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 중 교대근무자 1,773명과 비교대근무자 267명을 대상으로 한 교대근무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교대근무자들의 84%가 ‘수면 장애’로 고생한다고 한다. 수면 장애 증상으로는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과 주간에 졸리는 증상 등이 보고되었다. 또한 전체 교대근무자들 중 75%가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응답했다.  
교대근무 근로자들이 힘들어 하는 수면 장애는 그 자체의 건강영향도 문제이지만,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낮아지고 피로가 느껴지며 근무 중 실수를 하게 만들고, 또 퇴근 시 졸음운전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거나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대근무는 수면장애만 일으킬까

그렇다면 교대 근무가 수면 장애에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교대제란 전체 작업시간을 늘리기 위해 다른 노동자나 다른 조가 연속하여 교대로 일하도록 짜인 근무시간 배치 방식을 일컫는다. 더 넓은 의미로는 일반적인 낮 근무시간을 벗어나 근무하는 모든 형태를 포함하며, 교대여부와 상관없이 밤이나 새벽에 근무하는 형태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산업화가 먼저 시작된 서구에서는 교대근무에 의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이미 많이 이루어졌다. 건강영향이 나타나는 기전을 밝히고, 수면 장애를 개선하는 여러 방법들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교대근무가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인간의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생체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인류는 진화의 초기부터 빛이 있는 낮에 활동을 하고 밤에는 수면을 취하는 생활방식을 취해 왔다. 그러다가 석유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밤에도 약하지만 불을 밝힐 수 있게 되었고, 그 후 전기와 전구의 발명으로 밤에도 낮처럼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소화불량부터 당뇨병까지 : 교대근무의 건강영향

오늘날과 같은 야간 노동의 역사는 불과 100여년에 불과하며, 이는 인류가 그동안 적응해왔던 시간에 비교하면 너무나 짧은 것이다. 더구나 다수의 사람들이 밤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밤에 일을 하고 낮에 잠을 자는 생활은 가족 행사 참여나 일상적인 가족들 사이의 대화 같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그럼, 지금까지 교대근무의 건강영향에 대해 어떤 것이 연구되었을까? 앞에서 언급한 수면 장애 외에도 식욕 부진과 소화불량, 식사 전후의 상복부 통증, 배변 습관의 변화(변비 혹은 설사), 공복 혹은 식후의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체중 변화, 메스꺼움 같은 위장관 증상 및 소화성 궤양 등의 위장관질환, 근무 중 졸림증 및 피곤함으로 인한 손상은 물론, 당뇨병, 간질, 갑상선기능 항진증 등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뇌졸중, 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질환, 암 및 자연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과 같은 생식보건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해외 연구들은 교대근무가 질병, 특히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방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교대근무가 정상적인 생체리듬과 일치되지 않고 본래의 수면/각성 주기에 문제를 일으키며, 사회생활 및 가정생활에 참여할 기회를 줄임으로써 스트레스를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흡연, 불규칙한 식사습관, 영양소가 불량한 음식 섭취 등 행동 변화를 초래하여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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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대근무가 질병을 일으키는 질병 설명 모델 

교대근무의 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들

교대근무 노동자들에게서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들을 살펴본 역학연구들을 간략히 소개하려 한다. 이러한 역학 연구들의 결과를 보고할 때면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또는 반대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관련 인자들을 보정한다” 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표현이 언급되면, (아직 ‘원인’으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교대근무와 질병의 ‘연관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관련 인자들을 보정한다”는 것은 교대근무 외에 심근경색증이나 암 발병과 관련된 다른 요인들, 이를테면 나이, 성별, 흡연, 음주,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가족력 등의 영향도 함께 고려했다는 뜻이다. 또한 역학적으로 ‘원인적 연관성’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양-반응관계이다. 이를테면, 어떤 원인에 노출되지 않으면 병이 생기지 않고, 조금 노출되면 발병 위험이 조금 증가하고, 많이 노출되면 발병 위험이 많이 높아지는 것처럼, 원인으로 추정되는 조건의 노출수준(양)에 따라 질병 발생(반응)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 심혈관질환
우선 교대근무와 뇌혈관질환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연구를 찾아보았다. 현재까지 교대근로자들에서 뇌졸중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는 많지 않다. 스웨덴에서 펄프와 제지공장 근로자 코호트의 사망자료를 조사한 결과, 교대근무자들이 주간 근무자들에 비해 뇌경색으로 사망할 위험이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1.5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대근무기간이 5년 미만인 군에서 뇌경색 위험이 유의하게 4.57배 높아졌다. 또한 미국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관련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후 뇌경색 발병 위험이 교대근무기간 5년마다 4%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뇌경색을 확진 받은 사례들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특히 야간근무기간이 15-19년인 경우 위험이 1.42배 증가하여 야간교대근무 기간이 긴 간호사들에서 위험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대근무와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다. 종이와 펄프 제조공장 근로자 중 394명의 교대근무자와 110명의 대조군을 15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낮근무자에 비해 교대근무자에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1.4배 증가했다. 교대근무기간을 좀더 세분하여 분석한 결과, 교대근무기간이 2-5년인 경우 1.5배, 6-10년인 경우 2.0배, 11-15년인 경우 2.2배, 16-20년인 경우 2.8배로 증가하여 교대근무기간이 길어지면서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증가하는 양-반응관계가 관찰되었다. 특히 근무기간이 11-20년인 군에서는 위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하지만 근무기간이 21년 이상인 군에서는 오히려 위험이 다시 낮아지는데, 이는 ‘선택효과 (selection)’ 때문이다. 연구 대상자들 중 교대근무 시작 후 3년만에 63%가 의학적 또는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낮 근무로 전환했으며, 결국 매우 건강한 소수의 노동자들만이 20년 이상 장기간 교대근무를 지속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아지고, 교대근무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미국 간호사 대상의 연구에서도, 42-67세 간호사 79,109명에서 1988년부터 4년간 심근경색증 및 관상동맥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조사했다. 관련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들을 보정한 후, 대조군에 비해 야간교대근무 경험군의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1.31배 높아졌으며, 야간교대근무기간과 관상동맥질환 발생 간에 양-반응관계가 관찰되었다. Bøggild 등이 교대근무와 심혈관 질환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된 역학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교대근무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40% 높다.  
심혈관 질환 자체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들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사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공복 시 고혈당 중 3가지 이상의 문제를 가진 경우를 지칭한다. 대사증후군이 중요한 이유는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교대근무자들에서 대사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혈당과 중성지방 등의 대사장애, 스트레스, 생체리듬의 파괴, 수면 장애, 활동량 감소 등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렙틴을 감소시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이는 식욕을 증가시켜 결국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아직까지 교대근무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분명한 기전이 밝혀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앞에서 제시한 여러 원인들이 함께 작용하여 동맥경화증,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등이 나타나서 결국 심혈관질환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 암
다음으로 중요한 질병이 “암”이다.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국제암연구소(IARC)는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이나 환경들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기관인데, 2007년에 꽤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교대근무가 생체 일주기 리듬에 장애를 일으켜 결국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 야간근무를 포함하여 교대근무가 인간에서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매일 밤에 빛을 노출시킨 실험 결과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교대근무로 인해 야간에 빛에 노출되면 생체 일주기 리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 생성이 감소하고 이어서 에스트로겐 생성은 증가하며, 이 호르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암인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해 생체 주기 리듬이 깨지고, 몇몇 유전자들에 장애가 발생하며, 축적된 수면 부족은 여러가지 내분비 리듬에 변화를 가져오고 면역계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교대근무와 관련된 암에는 유방암, 전립선암 외에도 대장암과 기타 다수의 암들이 포함된다. 그 중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은 유방암인데, 교대근무로 인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어느 정도 (moderately)’ 증가하며, 특히 교대근무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여, 여성 야간작업자들에서의 유방암 발생 위험은 약 1.51배 높아진다고 한다.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 또한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대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악성 임파종 등의 관련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 손상 : 사고의 위험
다음으로 손상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자. 그동안 교대근무와 사고 간의 관련성을 조사한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아침 근무에 비해 오후 근무 시 재해 발생율이 18.3% 증가하고, 밤 근무시에는 30.4% 증가한다. 특히 밤 근무 중에서도 두 시간째 (11-12시) 위험이 약 20% 증가하여 최고가 된다. 밤 근무를 연속해서 할 때 사고 위험은 밤 근무 첫날을 기준으로 했을 때, 둘째 날 6%, 셋째 날 17%, 넷째 날 36% 증가한다. 낮 근무를 연속해서 할 때에도 사고 위험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그 크기는 밤 근무 때의 약 1/2 수준이다.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근무 초반에 비해 후반에 위험이 증가하며, 초과 근무시간 및 주당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재해율이 높아진다. 또한 휴식 후 근무가 시작되면서 다음 휴식시간까지 사고 위험은 직선형으로 증가한다. 교대근무 중에 재해가 증가하는 이유는 정상적으로 수면을 취해야 하는 시간에 일을 함으로써 각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실수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군에서 고정 밤근무군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
? 수면장애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교대근무자들에서 가장 심각하고 빈번한 건강문제는 수면장애다. 정상적인 수면 주기는 각성기 (수면 0단계) → 얕은 수면에서 깊은 수면 (1-4단계) → 렘수면 (렘 단계, 빠른 안구 운동 단계, 혹은 꿈 수면) 으로 이루어진다. 2단계 수면 혹은 렘수면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수면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다. 교대근무자들의 경우 야간 및 아침근무 시에는 수면시간이 1~4시간 정도 줄어들며 깊은 수면인 3-4단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2단계 및 렘수면 단계가 감소하여 수면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떨어진다. 
강원대학교 연구팀이 2004년에 자동차 공장 생산직 남성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정 주간근무 노동자의 주간근무 기간 중 평균 수면 시간은 6.77시간이었고, 교대근무 노동자들의 경우, 주간근무 시 평균 7.02시간, 야간근무 시 평균 5.86시간으로 야간근무 때 수면시간이 상당히 짧았다. 반면에 주말에는 교대근무 노동자들이 고정 주간근무 노동자보다 수면시간이 훨씬 길었다.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응답한 경우는 주간 근무자의 14.81%, 야간근무자의 24.41%였다. 주간교대근무에 비해 야간교대근무에서 심한 졸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호소한 경우 근무 끝나고 심한 졸림을 호소하였다. 밤 근무가 끝났을 때의 평균 각성도는 6.77, 고정주간근무는 5.05, 낮교대근무 시는 5.13으로 밤 근무가 끝난 후에는 졸림 현상이 심해졌다. 야간근무 때 심한 졸림은 작업시작 상태에서 9.9%, 작업이 끝난 시점에서 54.6-66.1%로 작업이 끝날 때 쯤 절반 이상이 심한 졸림 상태에 있었다. 근무 직후의 심한 졸림과 강한 관련성이 있는 요인들로는 교대형태, 노동시간, 야간노동시간, 수면의 질과 양, 라인작업, 노동강도 변화 등이었다. 해외 연구에서 교대근무 상태 변화와 수면 및 졸림 간의 연관성을 5년간 추적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관련 요인들을 보정했을 때 교대근무를 시작되면 수면 입면 및 작업 중 졸음 위험이 1.7-2.9배 높아졌고, 교대근무 및 야간근무를 지속하는 경우 졸음 위험이 1.6배 정도 높아졌다. 반면에 교대근무를 중단하면 수면 장애에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신건강
현대사회에는 스트레스가 많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우울한 기분 및 신체 증상 같은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며, 결근 및 사고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도 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혹은 궤양 혹은 심혈관질환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자살이나 급사 같은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도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사업장들이 지속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정도 및 원인 분야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건강 문제 중 하나는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업무 능률의 저하를 가져올 뿐 아니라,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울증이 발생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직장에 계속 근무하는 경우라면 우울증보다는 약한 상태인 “우울한 기분” 또는 우울증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교대근무 중인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우울증 여부를 조사하면 실제보다 위험성이 더 낮게 추정될 수 있다. 
교대근무자에게서 주요 우울증의 유병률은 여자 22.6%, 남자 13.4%라는 보고가 있으며, 교대근무기간 20년까지는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아예 교대근무와 우울한 기분간의 관련성을 조사할 목적으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남자에서는 낮 근무군에 비해 교대근무군에서 우울한 기분의 위험비가 높아졌는데, 3교대에서 2.05배로 가장 높고, 다음이 5교대 1.34배, 불규칙 교대 시 1.79배 높아졌다. 여자에서는 5교대군에서 5.96배 높아졌으며, 근무시간이 늘어날수록 우울한 기분의 위험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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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서 노출되는 여러 스트레스들로 기분 장애가 발생하는 기전 
? 소화기 장애 : 불규칙한 식사와 혼자 먹는 밥
교대근로자들에서 소화불량, 복통,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위장관계 증상 및 소화성 궤양 같은 위장관 질환이 문제가 흔하다. 1994년 방적회사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연령별, 교육수준별, 근무기간별, 작업부서별로 표준화한 위장관계 증상은 3교대군에서 44.9%, 2교대군에서 39.3%, 낮 근무군에서 33.1%로 나타났고,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3교대군에서는 ‘자주 식욕이 없다’, ‘식사 30-90분 후 상복부부위의 통증이 있다’는 호소율이 높았고, 2교대군에서는 ‘대변보는 습관이 불규칙적이다’의 비율이 높았다. 위염, 위궤양 진단율은 낮 근무군 8.7%, 3교대군 18.1%, 2교대군 13.6%였으며, 과민성 대장증후군 진단율은 낮 근무군 1.9%, 3교대군 4.5%, 2교대군 1.9%였다. 일본에서 남자 제조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야간근로자들은 식이섬유, 아연, 비타민 A, 비타민 D 등의 영양소 섭취가 섭취권장량에 비해 적었으며, 낮 근무자들에 비해 불규칙한 식이 양상을 보였다. 야간작업 시에는 근무하는 직원 수가 더 적기 때문에 작업 중 식사를 할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또한 야간작업을 하는 경우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식사할 기회가 줄어들고 식사를 혼자 준비해서 먹는 경우가 많아져 영양소 섭취 측면뿐 아니라 가정 및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야간 근무를 마치고는 잠을 자기 위해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론적으로 밤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군은 낮근무군에 비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이 나타나게 되며, 중요한 원인으로는 생체일주기 리듬의 파괴, 멜라토닌 분비 감소, 수면 부족, 사회 생활 및 가정 생활 참여 부족, 식사 문제, 흡연 및 음주 등 불건강 행동 요인들과 관계가 있다. 이로 인해 교대근무 근로자들에서는 뇌졸중 및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유방암과 전립선암, 손상, 수면 장애, 정신건강(우울증), 위장관 증상 및 궤양과 같은 위장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 국내 연구가 더 많아져야 한다

이제까지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연구 결론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을 조사한 여러 연구들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은 낮 근무자들에 비해 나이가 더 어리고, 교육수준이 더 낮고, 수입이 더 적으며, 근무 경력이 더 짧고, 흡연과 음주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즉, 교대 근무군과 낮 근무군은 기본적인 인적 특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두 군으로 나누어 질병 발생 여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은 교대근무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교대근무에 적응을 못해 아주 힘들거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근로자는 아예 직장을 그만 두거나 낮 근무로 전환하게 된다. 따라서 연구 당시 사업장에 근무 중인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교대근무를 그만 둔 근로자들이 포함되지 않아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 (“건강근로자 효과”)
 
국내외에서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영향을 분석한 여러 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한국의 연구들은 거의 대부분 단면연구로, “원인적 연관성”을 확정하기에는 제한점이 많은 연구설계를 따르고 있었다. 해외 연구들처럼 뇌심혈관질환 혹은 암 같은 장기간 추적조사 결과들은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고령화도 상당히 빠르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은 교대근무에 노출되는 기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며, 따라서 교대근무로 인해 파괴된 생체리듬의 효과도 누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교대 근무자들의 여러 가지 특성을 고려하고 건강영향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잘 설계된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교대근무 근로자들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산재 인정을 위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교대 근무군에서 장시간 근무까지 하는 경우 건강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의 영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