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고객 상대하며 감정을 연기하는 서비스노동자,

대형마트가 인력 안 뽑고 돈 버는 비결“


지난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혜화동 서울대의대 함춘회관에서 이 열렸습니다.

노동건강연대는 28일 저녁, “감정노동과 감시통제 : 노동자건강을 갉아먹다” 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대형할인마트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노동자가 참가하여 서비스노동자 70%시대의 감정노동자의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_ 사회  이상윤 /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

_ 토론  이O연 / 대형마트 노동자

        최O영 / OO대병원 간호사

 

서비스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70%를 차지하는데 과거처럼 다치고 부상입는 산재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감정노동, 감시통제가 건강문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서비스노동자들 모시고 서비스 노동현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직종이 있고, 고용형태, 노동시간, 임금 등에 대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_ 마트들 가시니까 많이 아시겠지만 계산원이 있고, 중간에 매장 관리, 전시, 판매, 사무실 오더 직종이 있습니다. 직고용된 사람들, 계산원, 영업직, 바쁠 때만 고용하는 알바들, 씨제이, 동원 등 업체에서 파견한 협력직원, 청소, 시설 일부를 담당하는 직고용과 파견노동자 등이 있어요. 임금수준은 계산원은 한 달에 100만원. 11년 된 남성직원이 250만원 정도 받아요. 아줌마들이 대부분인데 평균나이가 47.5세, 임금이 100만원에서 130만원입니다. 심야는 따로 있고, 근무형태는 3교대이나 변형, 초과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어요.

 

마트도 생각보다 출근 시간이 다양하던데요

_ 그렇죠. 시설, 정육, 수산 근무자들은 문 열기 전에 아침 6:30 정도에 출근하고, 중간조로 오는 사람들은 2시 출근해서 12시 마감하기도 하고요.

병원의 노동 형태는 어떻습니까.

_ 병원은 다양한 직종이 일해요, 박사부터 초등 학력까지. 간호운영직은 고3부터 고졸취업정책으로 오기도 해요. 중요한 일을 맡은 분들이 하청노동자들인 경우가 많죠. 병원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노동자들, 간병노동자들이 파견이거나 노동자도 아닌. 그림자취급을 받고 있어요. 큰 병원 간호사들 보면 근속연수가 짧아요. 2.5년 정도 일하고 퇴사하는데 제가 일하는 곳도 이틀에 한명씩 사직하는 꼴입니다. 숙련노동이 필요한데 다 나가요. 인간답게 일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퇴근시간 지나도 남아서 일을 하고 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니가 모자라서, 무능력자해서 초과노동한다는 분위기라 수당신청도 안해요. 어떤 간호사는 너무 살이 빠져서 부모가 걱정해서 와서 보니까 밥 못 먹는 건 기본이고 화장실 안 가려고 물도 안 마시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마트와 병원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_ 감정노동수당으로 백화점은 월5만원씩 받는데 마트도 받으려고 회사와 단협에 넣으려고 해요. 감정노동의 실체를 인정하라는 의미가 있죠. 마트들이 통큰, 착한 이런 이름 붙여서 가격경쟁 벌이는데 서민인 노동자가 피해 받을 수 밖에 없어요. 가격 낮추면 임금을 올리기 어렵고, 경쟁 속에서 서비스도 더 요구하니까요.

고객 횡포가 많아져서 자괴감도 많이 들고요. 무한정 경쟁하다보니 무조건 고객이 원하면 다 해줘야 하는 게 큰 감정노동입니다.

_ 환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약한 상태라 풀 수 있는 곳을 찾아요. 의사, 교수한테는 못하지만 힘없어 보이는 이들한테, 원무직원 돈관리로 스트레스 많은 직종인데 마지막 들르는 원무과에서 지팡이나, 대기표 집어던지기도 하죠. 간호사가 결핵 걸렸는데, 약먹고 일해서 전염도 안되는데 결핵 걸린 간호사 잘라라 이렇게 요구해서 그만둔 사람도 있어요.

요구하면 다 들어줘야 하고, 아니라고 하면 안 되고, 원칙을 말하면 센스 없고 무능력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병원안에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성희롱, 폭력 등 벌어진 일은 사회에 알려지지 않아요, 그나마 노조가 있는 큰 병원에서 문제 삼으면 작은 병원에서 지지전화가 옵니다.

마트에는 ‘진상고객’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_ 마트 자체가 서비스 강화를 하다 보니까 여기서 어떻게 하면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알고  이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고객이 와서 소리 지르고 점장을 찾으면 해결되는 일도 있고,  올바르지 않은 거에 대응하는 스트레스가 커요. 6개월 쓰고 나서 바꿔 달라 하는 사람도 있고,  신발 한 달 신고 와서 교환해가는 사람도 있어요.

불합리가 쌓이는 경험을 계속 하고, 원리원칙 대로 하면 내가 피해보는 구조예요. 최근 고객이 유모차 끌고 왔다가 나가는데 유모차안에 물건을 물어보자, 니가 나를 도둑으로 모냐,  사과해라, 사과했더니 진심이 없다, 진심이 안 담겼다고 탈의실 와서 소리 지르고 결국 무릎꿇고 사과했어요. 고객한테 따귀 맞는 경우도 있고, 회사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줘야 하는데 무조건 죄송합니다 연발하고 왜 따귀를 맞았냐고 직원을 추궁합니다.

폭언도 많죠. 너 그렇게 일하려면 우리집 와서 식모나 해라 이러고선 다음날 매장에 와서 같은 말을 또 합니다. 아이 데리고 온 엄마가 시식코너 와서 ‘너 떼쓰면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된다’ 이렇게 말하는 젊은 엄마들 많아요. 과외비 대려고 일하러 나온 사람들한테 말이죠. 인사권을 고객이 행사하기도 해요. ‘저 직원 꼭 잘라’ ‘관리자한테 꼭 말한다’ 직원 명찰 던지면서 ‘너를 꼭 자를 거야’ 이래서 퇴사한 직원도 있어요.

서비스가 나쁘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월급 100만원 주면서 서비스 강요하는 건 힘들어요.

노동 강도가 50명하던 일을 30명이 하고 30명 하던 일을 다시 15명이 해요. 안 뽑기 때문에 노동 강도 세져요. 무조건 인사해라, 물건이 어디 있다고 말하면 안 되고, 동행서비스해야 하고. 장 볼 거 적어 와서 이대로 사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죠.

병원에서 노동조합 가입 못하게 방해하는 일도 많다고 들었는데요

_ 노동조합 가입하면 탈퇴할 때 까지 면담해요. 나이트 끝나면 너무 힘든데 잡고 면담하니 버티기 어렵죠. 병원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어요. 공공병원 역할이 무엇인가. 재벌 병원, 서비스산업처럼 전락하는 건 옳지 않아요. 서비스 중요하지만 인간존중부터 배워야 합니다. 병원은 인력이 핵심이고, 인력은 비용이 들죠.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개인의 웃음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환자 간호인력이 중요한데 공공병원으로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질적서비스 못할 것입니다. 친절사례, 불진철사례 뽑아가며 모범직원 포상하고 외국 보내주고 개인에게 감정노동을 강요하고 있어요.

서비스 노동자가 이렇게 힘들게 된 근본원인, 주된 원인이 무엇일까요

_ 갈수록 서비스업은 늘어나고, 인원이 부족하고 서비스 진행이 어려운 상태인데도 무조건 원칙을 두지 않고 고객을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라고 몰아가요. 갈수록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데 자기 것은 내놓지 않고 손해 보지 않고 이윤을 보려고 해요. 추석 때 단기알바를 써왔는데, 지난 추석에는 전사적으로 알바를 뽑지 말라고 지시가 왔어요. 마트에서 택배까지 하는 세상인데 알바를 뽑지 말라면, 그 업무를 안 하느냐, 다해요. 기존 사람들 빼서 합니다, 힘들어도 그 순간에는 해요, 셋을 빼고, 둘을 빼도 신기하게 굴러가요, 여성노동자들은 책임감으로 초과해서 해요. 회사는 굴러가고, 사장은 보고 있고. 기업이 인력에서 이윤을 내려 해요.

 

 

외국은 간호사 1명이 4명을 간호하고, 한국이 조건이 제일 좋다는 국립대 병원이 1명당 15명을 보고 있습니다. 나머지 병원들은 20명이고요. 감정노동은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노동을 말합니다. 실제감정과 다른 연기에서 괴리와 분열이 옵니다. 의학적 심리학적 카운슬링이 필요하죠. 소진되니까요. 기업 비용으로 치료, 이완을 돕는 제도적 프로그램 도입은 거의 없습니다.

서비스는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적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아요. 사회전체적 문화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봐야 하는데 한국은 심하죠. 노동조합운동 역사가 오래될수록 노동자 힘이 크기 때문에 유럽은 노동자 권리의식도 높아요. 인력문제, 이윤문제와 연관되어 있죠. 소비자, 환자, 노동자의 관계를 파괴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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