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운전·사고증가 악순환…가장 노릇은 이미 포기”
[레이버투데이 2006-10-25 17:34]
“노가다를 하다 운전대를 잡은 지 21년 됐다. 애들은 다 컸지만 정말 어찌어찌 키웠다. 해준 게 뭐 있었겠나. 그냥 굶기지만 않은 정도다.”(개인택시 운전 2년차 OOO씨)
“초등학생 둘을 키우는데 혼자서는 죽었다 깨나도 힘들다. 집사람이 맞벌이를 해도 둘이 합해 한 달 300만원도 못 번다. 학원이니 과외니 꿈도 꿀 수 없고 아이들만 불쌍하다.”(회사택시 운전 12년차 이00씨)
“남편노릇, 아빠노릇 하고 싶다”
우리가 만난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들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했다. 남편 잘못 만나, 아빠 잘못 만나 가족이 고생만 한다는 자책감이 적지 않은 듯했다.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해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차포 떼고’ 월 100만원 남짓이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에 며칠 안 되는 휴일에도 운전대를 잡는다. 그러다 보니 승차거부도 해야 하고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워야 할 때도 많다. 그런 과로로 몸은 몸대로 상하고 가족과의 관계는 소원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적지 않은 택시 운전사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거나 도박에 빠져들기도 한다.
서울 양평동에 있는 ‘친절한 택시’의 강창성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아무리 택시가 사양길이라고 해도 가장노릇, 부모노릇은 바로 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주변에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 30%도 못 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택시 운전사를 남편으로 둔 부인들은 생활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을까. 가정주부이자 본인도 남편을 따라 택시운전에 뛰어든 지 올해로 15년째라는 이00씨를 통해 고된 생활의 단편을 엿볼 수 있었다. 이씨 부부는 시어머니와 대학생 딸을 가족으로 두고 있다.
남편과 같은 택시회사에서 차량 1대를 교대로 운전하는 이씨 부부의 월수입은 평균 300만 원 정도인데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식구들 아프지 않고 집안에 우환 없기만 바랄 뿐이다. “만약 집에 불이라도 난다면 다른 회사원들이야 결근을 하더라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겠지만, 우리 같은 택시기사들은 나가서 일하지 않으면 아무도 땡전 한 푼 보태주지 않는다.”라고 이씨는 푸념했다.
“운전 21년에 남은 건 망가진 몸뚱아리”
택시 운전사들은 자신들을 ‘종합병원’이라고 말한다. 요통, 관절염, 디스크, 전립선 질환, 위장병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12월 국회에서는 ‘택시노동자 건강실태 및 개선방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그날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택시 운전사들의 건강실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특히 택시업종은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이 1만명 당 6.8명으로 다른 업종의 1.97명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운전에서 오는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사납금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이처럼 건강을 해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우리는 운전사들을 만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당수의 운전사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또는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상적으로 하루 두 끼만 먹고 있었다. 그 두 끼조차 교대시간 전후로 맞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탓에 그들은 상당수가 위장질환을 앓고 있다. 게다가 장시간 운전에 따라 요통과 전립선 질환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운전 21년에 위장병, 침침한 눈, 삐쩍 마른 다리만 남았다. 불룩했던 장딴지가 지금 만져보면 물렁물렁한데다 뼈까지 잡힌다.”(개인택시 운전사, 61세)
“15년 운전하는 동안 과로로 쓰러지는 동료를 여럿 보았다. 이 일을 해보면 사납금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운전 자체가 스트레스다. 일 년 열두 달, 하루 12시간씩, 많을 때는 15~16시간씩 서울시내에서 운전만 한다고 생각해보라. 머리에 쥐가 안 나겠는가?”(도급택시 전문가 신00씨, 49세)
뇌심혈관계 질환처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질병은 상당한 의학적 근거가 제시되는데도 산재승인율이 턱없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다. 택시 운전은 이동과 휴식시간의 선택이 자유로워서 노동의 연속성이나 강도를 측정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한 단견이 아닐 수 없다.
한 달에 26일을 만근하고 보너스로 주어지는 2~3일의 휴일까지 일해야 가까스로 100만~150만원을 벌 수 있는 것이 택시 운전사들의 삶이다. 일도급이나 지입, 1인 1차제와 같이 하루 15~18시간을 일하는 변형된 노동형태도 적지 않은 것이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과 택시운전의 상관관계를 의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은 당연히 정부의 몫이다. 소관을 따지며 서로 미룰 일이 아니다.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해서 택시 운전사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마땅하다.
법인택시 사고율 40.9%
장시간 과로운전은 필연적으로 사고증가로 이어진다. 2004년 발생한 법인택시 교통사고는 37,01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3% 늘었다. 특히 2004년 법인택시의 사고율은 40.9%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일 년이면 회사택시 열 대중 네 대꼴로 사고가 일어난다는 말이 된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는 2004년에 52.8%, 인천시는 58.4%의 사고율을 보였다.
택시사고가 증가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운송수입금이 줄어든 결과 수입확보를 위해 과로운전을 하게 되고 △대부분 업체의 기본급 자체가 너무 낮아(만근시 50만 원대) 장시간 운전으로 이어지며 △근로조건이 나빠진 결과 미숙련 운전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거의 모든 책임, 즉 사고처리비용의 부담을 운전사에게 지운다는 사실이다. 개인택시 자격에 필요한 무사고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고를 감추어야 하는 택시 운전사들의 약점이 개인부담을 가중시키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택시공제조합이 경찰서에 신고된 사고에 한해서만 공제처리를 하는 것도 공제의 본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한 10대 위반조항(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속도위반, 앞지르기 위반, 철길건널목위반, 횡단보도 위반,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보도침범, 개문발차 사고)이 아닌 경우에는 경찰에서 처벌하지 않는데도 모든 사고에 대해 경찰에 신고해야만 공제처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는 것이다(개인택시 운전사 조계운 씨).<표>
‘사고는 경영을 악화시키고 종사자 처우에도 악영향’
택시의 잦은 사고는 사고 자체로 인한 물적, 인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경영에 커다란 부담요인이 된다. 그러한 경영상의 부담이 결국 운전사들의 처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이중 삼중으로 심각하다.
우리가 확인한 결과, 현재 택시공제조합은 책임보험과 대인, 대물을 합쳐 최저 60%에서 최고 200%까지의 보험료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60% 할인율을 적용한 택시 한 대당 보험료는 연간 210만원, 최고율의 경우 514만원 수준이었다. 지금처럼 사고율이 높은 현실에서는 대부분 회사의 보험료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택시 한 대당 부담하는 보험료가 1천만 원 가까이 된 적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녹색교통운동 민만기 사무처장은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높은 사고율은 관리부재에도 원인이 있다. 회사가 운행관리를 하고 사고관리를 제대로 하면 보험료율이 떨어지게 돼 있다. 보험료율이 떨어지면 운송원가에서 운전사에게 돌아갈 몫이 많아진다. 반대로 사고가 많은 회사는 운송원가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높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운전사들의 처우개선은 상상하기 어렵다.”
앞에서 예를 든 A사에서는 사고관리가 어느 정도 이뤄져 80% 정도의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회사택시의 평균 적용 보험료율이 130%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A사는 운송원가 측면에서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좋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지방은 지방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광주광역시의 광주역은 어느 날을 특정할 필요도 없이 길게 늘어서 있는 택시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만난 한 택시 운전사는 한 시간 반을 대기 중이라고 했다. 벌이가 어떠시냐, 손님은 좀 있느냐는 질문에 “보면 모르요?” 하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온다. “나가 알아서 사니께 고딴 거 묻지 마씨요.”라며 외면한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에 괜한 말로 짜증만 불러일으켰다 싶어 말을 더 붙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여름휴가가 최성수기를 막 넘긴 2006년 8월 둘째 주, 우리는 지방의 택시업계 사정을 알아보고자 광주와 전남 영광, 함평에 갔다. 지방의 현실은 답답하고 서글펐다. 지방은 정책적 배려에서도 소외돼 있고, 공정한 법집행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불법의 일상화’
굴비로 유명한 영광의 사정도 광주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영광터미널 앞과 사거리 건너 주유소 옆길까지는 15~20대의 택시가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광군의 전체 택시가 196대이고 개인택시는 6부제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의 택시가 터미널과 시장에서 나오는 손님만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영광군에는 개인택시가 80대, 회사택시가 116대 있다. 그 가운데 회사택시는 100% 지입이라는 것이 개인택시 운전사들의 전언이다. 도급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함평군의 경우는 지입과는 달리 아예 운전사가 택시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동사장제로 운영된다고 했다. 이미 면허를 받은 대표자의 명의는 유지하되 지분을 투자한 각각의 운전사 겸 공동사장이 세금과 경비를 함께 부담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지방 택시업계의 또 한 가지 해묵은 숙제는 사업구역 문제다. 이것은 제도와 현실의 충돌이다. 제도는 택시의 사업구역을 읍면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생계를 위해 사업구역을 무시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제도와 현실의 충돌에서는 이미 현실이 제도를 이기고 있다.
영광읍 택시 운전사들에 따르면 11개 읍면에 배정된 법인택시의 대부분이 사업구역을 벗어나 영광읍에서 숙식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광읍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택시기사들과 다른 읍면 기사들 사이에 늘 갈등이 쌓여 있고, 때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영광군 개인택시회 박00씨).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함평군의 사정도 영광군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읍면 단위로 사업구역이 나뉘었지만 인구는 줄어들고 자가용은 늘어나니 이용객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하다. 타산도 맞지 않는데다 채용할만한 젊은 사람도 없다. 그러다 보니 법인들이 당초 허가받은 면허 대수도 유지하지 못하고 휴지신청을 하거나 감차하는 수밖에 없다.” (함평읍 택시운전사 김00씨)
‘택시 세워놓고 농사 짓는다 ?’
취재를 하던 우리에게 지방의 어느 개인택시 기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20년 넘게 운전해 나름대로 먹고 살 만했지만, 요즘 그는 농사 날품을 팔러 다닌다고 했다. 택시는 일터까지 이동하기 위한 자가용이 될 때도 있고, 세워 놓을 때도 있다고 했다. 운전만 해서는 한 달에 50만원 벌기도 빠듯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개인택시라 해도 잘 해야 하루 3~4만원이고 한 달로 치면 100만 원을 손에 쥐기 힘들다.”(함평 택시 운전사 김00씨)
그러다 보니 지방의 택시운전사들은 택시영업을 하면서 농사나 상업에도 종사하는 이른바 ‘투잡족’이 되어야 한다.
‘지방에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일률적으로 영업용 택시의 차령을 1년 늘리는 차령연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안은 택시노조와 지방 택시업계의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택시노조는 이런 차령연장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에 지방 택시업계는 1년 연장으로는 부족하다고 상반되게 비판한다.
지방택시는 대도시와 다른 영업형태를 갖고 있다. 손님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일정한 장소에서 대기하거나 호출을 받는 비중이 높다. 따라서 대도시의 택시에 비해 지방택시는 주행거리가 훨씬 짧다. 그런데도 동일한 기준으로 차량을 대폐차해야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2000cc급 중형택시는 대폐차 연한인 5년이면 평균 75만km 이상을 주행한다. 이에 비해 연간 5만km 남짓을 주행하는 지방택시는 5년을 달려도 서울택시 2년 주행거리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대다수 지방택시들은 대폐차에 필요한 차령연한을 지방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택시가 하루에 승객을 35~40회 태운다면 지방택시는 그 절반도 어렵다. “신차를 빼서 몇 년 간 할부금을 갚고 이제 뭘 좀 해보려고 하면 멀쩡한 차를 대폐차해야 하는” 것이 지방의 현실이다. 함평의 택시 운전사 김00씨는 몇 년 전 자신이 몰던 택시를 대폐차하기가 너무 아까워 자가용으로 전환해 타고 있지만 아직도 쌩쌩하다고 말했다.
물론 수십만km 이상을 주행하고 성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연한이 되면 대폐차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확인한 현실이다.
사업구역과 도급, 지입택시 문제는 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방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거의 모든 법인택시가 개인택시처럼 운행되고 있는 지방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사상태의 지방택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의 택시산업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사양길에 내몰리고 있다. 대다수의 택시 운전사는 하루에 12시간, 한 달에 26일간이나 일해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살인적인 노동의 대가는 실수령액 기준으로 100만원 남짓한 월수입과 지친 몸뿐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지하철을 확충하고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시민의 발’ 택시의 우울한 현실이 있다. 그런 현실은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현장취재 보고서를 준비하게 됐다.
현장을 취재하면서 우리는 택시 운전사들의 너무도 초라한 수입에 놀랐다. 그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우리는 거의 절망했다. 대부분의 운전사들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아이들 교육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지방에서는 택시를 세워놓고 농사 날품을 파는 운전사도 있다.
우리는 2006년 7월 초부터 9월 하순까지 약 3개월에 걸쳐 택시와 관련된 사람들 수십 명을 만났다. 우리는 서울과 지방의 택시 운전사와 노동조합 및 사업조합 관계자, 교통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담당공무원과 택시 이용자들을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한민국 택시의 오늘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다. 그렇다고 택시운전사와 택시산업이 몰락의 길로 빠져드는 현실을 좌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미흡하지만 이 보고서를 낸다.
현장취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고단하고 남루한 삶의 진실을 숨김없이 털어놓으신 택시 운전사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의 이번 작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부가 택시에 대한 관점을 바로 세우고 택시산업의 회생정책을 수립하는데 이 보고서가 작은 참고라도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해마다 현장 취재해 르포 형식으로 발표해 왔다. 2003년에는 ‘4개 원전 인근지역 현지르포’, 2004년에는 ‘KTX를 타보니’, 2005년에는 ‘수도권 임대주택 실태보고’와 ‘이용자의 눈으로 본 인천 국제공항’, 그리고 2006년 2월에는 ‘노숙인의 겨울나기 현장보고 – 서울역 사람들’을 냈다.
이번 ‘택시운전사’는 우리의 르포 시리즈 제6탄이다. 우리는 그늘진 곳,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취재해 보고하는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편집자주> 지난 13일 과천 정부 청사 앞에 1,000여명의 택시기사들이 영업을 중단하고 모였다. 이들은 “2년 넘게 국회서 잠자고 있는 여객자동차운수사 업법을 개정해, 우리도 좀 먹고 살게 해달라”고 외쳤다. 이날 택시노조는 “법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택시기사들은 ‘도심 막장’ 신세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조직력을 총 동원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사납금의 인상과 그로 인한 생계곤란 △불법 도급택시의 증가 △기사들의 지불 몫인 유류비 △택시의 과잉공급과 대체운송수단의 증가 △1인1차제 등 고강도 변형적 근로형태의 확산…. 생의 벼랑 끝에 몰린 많은 이들이 마지막 기대를 품고 택시 운전석에 몸을 싣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더 큰 좌절과 절망뿐이다.
국회 건교위 이낙연 의원(민주당 함평∙영광)<사진>이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여에 걸쳐 택시기사, 택시노조, 택시사업조합, 교통전문가 등을 만나, 10월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현장보고서를 내놨다. 이낙연 의원은 “택시 운전사들의 참담한 현실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는 절박감에, 그 현실의 몇 가지 단면을 국민과 당국 앞에 드러냈다”고 보고서 발행 취지를 밝혔다. <매일노동뉴스>는 이낙연 의원의 동의를 얻어 총 4회에 걸쳐 <현장취재 보고서 ‘택시운전사’>를 전재한다.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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