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살인법 제정이 필요하다

                                     ? 목포시의회 토론회

 

스즈키아키라,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2개월 사이에 삼호중공업 2명을 포함해 4명이나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목포에서 2월 29일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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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한 서남지역 대책위”와 “목포시의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의원포럼’”이 함께하는 토론회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서남지역지회 간부들이 모였다. 그리고 목포시의원으로 통합진보당 의원도 4명이 자리를 같이 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유성규 노동건강연대 편집위원장이 “사업주 책임 강화를 위한 ‘(가칭) 기업살인처벌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1시간 가량 발표를 했다. 노조 간부의 각성과 시의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하루에 6명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기업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지정토론자로 장문규 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장이 “현장에서 바라본 조선업종(대불공단) 노동안전”을 통해 현장 실태를 보고했다. 하청노동자는 산재를 당해도 ‘산재 신청하면 더 이상 일을 주지 않다’는 압력 하에서 건강보험으로 치료하고 심지어 완치까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밝혔다. 또 다른  토론자로서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출석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었다.

 

질의 응답, 토론은 비교적 활발했다. 처음 듣는 “기업살인법”이라는 것에 대한 관심과 지역에서, 시의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유성규 편집위원장은 임금체불기업에 대한 기업명 공개가 제도화되어 있는 사례를 들어 살인기업 명단 공개나 공공 공사에서 평가제 도입을 시사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정송강 수석부지부장은 노동계와 목포시 등 기관, 그리고 업계가 함께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지역사회로서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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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론회는 목포KBS 9시 뉴스에서 보고가 되었다.
http://mokpo.kbs.co.kr/news/news_01_01_view.html?no=3066301 

 

 

사업주 책임 강화를 위한 ‘(가칭)기업살인법’ 제정의 필요성

유 성 규 (노동건강연대)

1. 들어가며

노동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 해에만 93,292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하였고, 2,114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였다.1) 256명의 노동자가 매일 산업재해를 당하고, 6명의 노동자가 매일 사망한 꼴이다.2) 위 공식 통계는 근로복지공단 등에 산업재해로 보고된 수치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따라서 자동차 사고로 처리되거나 공상 처리된 산업재해의 수치가 이에 포함될 경우, 실제 산업재해 및 사망자수는 훨씬 증가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존재하고, 전국의 각 고용노동지청에 산업안전감독관들이 배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하고, 죽음에 이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본 토론회에서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 산업재해 예방 법제로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가칭)기업살인처벌법’의 입법 필요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2011년 산업재해 사망 실태

노동부가 2012년 2월에 발표한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1년 산업재해 사망만인률3)은 1.47(업무상 사고 사망만인률 9.6)이었다. 2010년 OECD 주요 국가의 사망만인률(업무상 사고)은 미국 3.8,일본 2.3,독일 2.0,영국 0.7이었다. 이 처럼,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은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월등히 높았으며, 영국에 비해서는 무려 14배 높았다.4) (표1 참조)


2011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구  분

2011년

2010년

ㅇ 사업장수(개소)

1,738,196

1,608,361

ㅇ 근로자수(명)

14,362,372

14,198,748

ㅇ 재해자수(명)

93,292

98,645

  – 업무상사고 재해자수

86,045

90,842

  – 업무상질병 재해자수

7,247

7,803

ㅇ 재해율(%)

0.65

0.69

ㅇ 사망자수

2,114

  2,200

  – 업무상사고 사망자수

1,383

  1,383

  – 업무상질병 사망자수

731

817

ㅇ 사망만인율

1.47

1.55

  – 업무상사고 사망만인율

0.96

0.97

  – 업무상질병 사망만인율

0.51

0.58

출처: 2011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고용노동부, 2012)

 

 

산업재해(업무상 사고 및 업무상 질병)로 인한 사망자 수를 업종별로 분류해 보면, (그림1 참조) 건설업이 577명, 제조업 387명으로서, 두 업종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69.7%를 차지하였다.

 

업종별 산업재해 사망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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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1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고용노동부, 2012)


업무상 사고(업무상 질병 제외)로 인한 사망자 수를 사망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그림2 참조) 추락이 452명으로 가장 높았고, 기타(313명), 교통사고(239명), 협착(129명), 전도(104명), 낙하(8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사망의 유형

업무상사망의유형.jpg 

출처: 2011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 (고용노동부, 2012)


3. 산업재해에 대한 처벌 실태


  그렇다면,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체계 하에서 중대재해와 사망을 야기한 사업체와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에서 볼 수 있듯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의 대부분이 시정 및 경고에 그쳤고, 과태료나 사법 처리되는 비율도 극히 미미하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안전 보건 지도 감독’의 사업체 수가 매년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2007년 5만 여건에 이르던 지도감독은 2009년에 이르러 17,000여건으로 급감하였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국정 기조가 산업안전보건 분야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2007년-2009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법 처리 현황

 

 

2007년

2008년

 

2009년

(8월까지)

구속사건

안전보건 지도감독 시행 사업장

50,713

33,872

17,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