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만 한 당신… ‘건강은 최악’
경기한파, 구조조정, 직장인 ‘과로사’ 위험 높아져

최근 발생한 안철식 지식경제부 차관의 돌연사의 원인이 과로에 의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직장인들의 과로 및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덧붙여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고 기업들의 감원 및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업무 부담 및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도 더욱 커지고 있어 과로 및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인 것이 사실이다.

◇ 열심히 일하기 위해 ‘휴식’ 필요

사실 기업의 경우 과로사로 인한 돌연사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S 통신회사에서 대외업무를 총괄하던 실무 책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S 통신회사 김모 팀장이 지난 29일 회사업무를 마치고 밤늦게 귀가한 후 집에서 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을 유리하게 전개시키려는 통신기업간의 다툼은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며 “특히 대외적으로 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업무의 과중함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사실 과로사 및 업무강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업무 시간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지난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305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1.3배나 많은 세계 1위였으며 2,3위인 체코와 헝가리에 비하면 300시간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덧붙여 여유시간 및 스트레스 해소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삼성경제 연구소의 조사에서 우리 직장인들은 여유시간에 주로 매일 TV를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88.3%, 인터넷과 컴퓨터 이용이 74%, 음악 청취는 70.7%였다.

인간관계를 통한 여가시간 활용에 대해서도 남성 직장인은 음주(51%), 여성 직장인은 전화로 수다를 떠는 경우(68.9%)가 많았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43.1%가 아이를 돌보느라 여가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게다가 여가 생활을 즐기더라도 스트레스 탓에 만족도도 떨어졌다.

이에 덧붙여 삼성경제연구소 통계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직장 생활에서 직무 스트레스로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현재 심각한 수준의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같은 과로사는 크게 만성 피로,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 심각하게는 심장병, 뇌졸증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산업안전공단에서 조사한 2006년도 산업 재해 현황에서는 뇌·심혈관계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작업 관련성 질병이 8062명 뇌심질환은 1607명으로 나타났다.

◇ 건강한 생활, 스스로 지키는 것이 중요

한편 과로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심혈관센터에 따르면 과로사의 대부분은 심장질환이 원인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심장질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생활습관을 바꾸기만 하더라도 담배, 당뇨, 비만, 고지혈증 그리고 고혈압 등 여러 위험인자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으며 일상 생활 중 금연, 절주, 그리고 커피, 홍차와 같은 카페인 음료에 대한 주의 또한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임도선 교수는 “특히 복부비만은 심장에 독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고 심한 운동, 흥분, 과식, 무리한 사우나, 갑작스런 추위에의 노출은 피해야 한다”며 “운동을 하더라도 시작 전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통해 강도를 서서히 높였다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만약 흉통이 생겼다면 즉시 중단하고 안정을 취한 다음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또한 갑자기 숨이 차거나, 아침이 힘든 사람 등의 경우 일년에 한번씩 심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종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해 우선 개인과 기업 모두 스트레스나 피로 자체가 하나의 질병이라는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고 사회 전체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bunnygirl@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