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 (1).jpg 화물연대의 파업은 정당합니다.

이제 화물노동자의 안전, 시민의 안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화물연대가 2008년 6월 이후 4년 만에 다시 한 번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화물노동자들의 상태는 이제 임계치에 다다랐습니다. 운임은 2008년 이후 최저로 낮아졌고, 기름값은 최고로 높아지면서 화물노동자들은 실제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대형 운송사들은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을 기록 중입니다. 재벌운송사들은 화주에서 받는 운임에는 각종 비용 인상분을 반영하면서 지입차주들에게 지불하는 운임은 동결 내지 인하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화물운송부문은 화물노동자에 대한 수탈을 통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화물노동자는 장시간노동, 심야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심야노동으로 인해 수면장애, 만성적인 피로, 위장관계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으며, 장시간운행으로 인해 많은 화물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지위 때문에 대다수의 화물노동자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노동자로서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에 걸리더라도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하여 어떠한 대책 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화물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이라는 문제는 화물노동자의 안전, 나아가 시민의 안전과 깊이 관련된 문제입니다. 화물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화물운송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교통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고의 피해는 화물노동자와 시민 모두를 비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 및 안전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화물노동자는 과도하게 낮은 운송료로 인한 저임금을 메우기 위해 살인적인 장시간노동, 과도한 심야운행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졸음운전, 위험운전을 유발합니다. 2012년 1분기에만 화물차 사고로 27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화물노동자의 저임금은 화물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안은 명확합니다.


첫째, 시민의 교통안전과 화물노동자의 안전 및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안정적인 화물 운송수입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대형 운송사에 의해 운송료가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바꾸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화물노동자들이 일정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운송업계, 화물노동자를 포괄하는 논의테이블을 만들어 표준운임제를 실행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발전시켜 ‘안전한 도로를 위한 사회적 안전운임협약’이라는 형태로 화물운송부문 전반에 대한 개혁을 실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와 관련한 해외의 모범 사례도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정부, 운송업계, 화물노동자가 논의를 통해 ‘안전한 도로를 위한 안전한 운임’이라는 형태로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1: 참조]


둘째, 화물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며, 그 첫걸음으로 화물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전면 적용해야 합니다. 화물노동자는 사실상 운송업체에 고용되어 일하는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하는 산재보험도 보장받지 못하여, 각종 산업재해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어떠한 사회안전망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물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 모두를 위해 화물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이 전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이 전면 적용되어야 합니다. [참고자료2: 참조]


다시 한 번, 화물노동자의 요구는 화물노동자의 건강권, 시민의 안전과 생명과 깊이 관련된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과 안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노력에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임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2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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