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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 다섯 가지 규정

 임형준 / 노동건강연대 회원

제목 : Regulations at Work –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 다섯 가지 규정 (Regulations at Work – Five rules that save workers’ lives and protect their health)

지은이 : 퍼블릭 시티즌 (Public Citizen)

발행일 : 2011년 7월

  이번 호에 소개할 보고서는 미국의 비정부 민간공익단체(NGO,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인 에서 2011년 7월 발간한 ‘Regulations at Work –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 다섯 가지 규정 (Regulations at Work – Five rules that save workers’ lives and protect their health)’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를 발간한 이라는 단체는 미국의 전국적인 규모의 비영리 민간기관으로 현재 가입한 회원과 후원자는 22만 5천 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 단체의 주요 활동 분야는 소비자 주권, 제품 안전, 재정 관련 법률, 안전하고 적절한 보건 의료, 재정 개혁과 정부 윤리, 공정 무역, 기후 변화와 기업과 정부의 회계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이며 시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홍보와 교육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주로 노동 안전보건분야의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기업과 정치가들의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작성된 보고서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공화당 정치가들과 일부 민주당 정치가들이 특히 노동 안전보건분야의 새로운 규제가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일정기간 동안 (예를 들어 1~5년간) 새로운 규제의 입안과 실행을 금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부 정치가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 보고서는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며 환경을 개선시키는 등 규제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일어난 과거의 사례를 예로 들고 있는데, 이들 사례는 모두 도입 초기에는 규제의 효과가 의문시된다고 정치가들과 기업이 극렬하게 반대하였으나, 실제 도입된 이후에는 치명적인 산업재해나 직업병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거두었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고 있다.

○ 목화 섬유 작업을 하는 노동자는 다량의 목화 먼지(분진)에 노출될 수 있다. 목화 먼지는 독소를 분비하는 세균을 포함할 수 있어 장기간 노출되면, 천식 등의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는 면폐증(byssinosis)을 일으킬 수 있다.

목화 섬유 작업에 대한 안전보건규제가 없었던 1970년대 초기 미국에서는 공장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7~26%의 노동자들이 면폐증으로 고생하였던 것으로 추정할 정도로 심각하였다. 1978년 미국의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공장내 목화 먼지의 농도를 제한하는 규제를 실행하였으며, 5년이 지난 1983년에는 5만명에 달하던 면폐증 환자가 1,710명으로 97%가 감소하였다.

당시 섬유산업은 목화 먼지 농도를 제한하려는 시도에 대하여 면폐증 환자의 통계가 과장되었다며 반대를 하였으나, 규제 시행결과 구식기계들을 먼지 농도가 낮은 새로운 기계들로 대체하여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 공장, 건설현장, 조선소 등 기계 장치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특히 기계 유지, 보수 업무를 하는 도중에 본인 또는 타인이 스위치 조작을 잘 못 하면 신체 일부가 기계에 끼는 심각한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 직업안전보건청은 심각한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스위치나 밸브에는 실수로 조작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하여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위험 경고 표시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규제를 1989년에 시행하였다.

규제 시행 당시 기업들은 로비를 하거나 소송을 하여 규제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2000년에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규제 시행으로 관련 사고가 약 30~55% 가량 줄었다고 보고하였다.

○ 건설현장에서 하수구 설치 등 지하 건설 작업을 하는 경우 땅에 깊은 구멍을 파고 그 안에서 노동자들이 일해야 할 때 구멍의 벽이 무너져서 노동자를 덮치는 경우 사망 등 치명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989년에 미국 직업안전보건청에서는 땅에 구멍을 파는 경우 구멍의 벽을 철판으로 보강하거나, 구멍 벽을 비스듬하게 파서 함몰을 예방하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건설현장에서 함몰로 인한 사망이 40% 가량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 외에도 보고서는 ○ 곡식 저장 창고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창고 작업시 감시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규제를 시행한 결과, 농촌 지역 곡식 저장 창고에서 폭발 사고와 질식 사고가 95% 가량 감소한 사례와 ○ 1969년 광산 안전 법률이 발효된 이후 광산에서의 치명적인 사고가 50% 가량 감소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가 거센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는 노동자들의 손상과 질병, 치명적인 피해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규제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규제는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의 원문은 구글 등의 검색 사이트에서 보고서의 영문 제목인 “Regulations at Work – Five rules that save workers’ lives and protect their health” 로 검색하면 내려 받을 수 있다. 의 활동내용과 발간한 보고서는 단체의 홈페이지(www.citizen.org)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