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차기 대선 후보는 영리병원 허용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오늘자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이 공포되었다. 지난 4월 30일 입법예고되었으나, 시민사회노동 단체의 광범위한 반대로 공포 일자가 늦춰지고 있던 이 시행규칙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말을 앞두고 오늘 전격적으로 공포되었다. 이로써 한국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위한 제도적 요건은 최종적으로 완료되었다. 근 10여년간의 논란의 역사에 이명박 정부가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영리병원은 그 자체로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한국 의료 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절대 한국 땅 어디에도 설립되어서는 안 된다. 영리병원은 돈벌이 위주의 진료 행태를 확산시켜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체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까지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국민 건강보다는 영리병원에 투자될 자본의 이익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렇다 치고,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다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우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자체를 개정하여 아예 현재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는 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모두 갖추었다고 영리병원이 쉽게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지 말라.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실제 영리병원이 설립되지 못하도록 투쟁할 것이다. 외국 및 한국 투자 자본에 대한 압력 행사, 한국측 운영병원에 대한 압력 등을 통해 어느 자본, 어느 병원도 한국에 영리병원 설립의 꿈을 못 꾸도록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19대 국회에 경제자유구역법을 개정하여 현재의 영리병원 설립 허용 조항이 삭제되도록 투쟁할 것이다.
2012. 10. 29
노동건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