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간 광우병’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일보 보도, 최근 5년새 ‘젋은’ 환자들이 급증 하고 있다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 2006년12월05일 23시12분

국내에도 ‘인간 광우병’ 의심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보도됐다. 특히 한미FTA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국내 상황은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김선미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기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2003년 12월 이후 국내에 급식을 통해 유통된 특정위험물질(SRM)로 추정되는 미국산 쇠고기(또는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1만8천여 톤에 달한다’는 주장과 맞물려 국내 유통, 검역, 쇠고기 생산 시스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광우병 피해자와 전문가에게 듣는다‘ 증언 사례 발표의 한 장명. 2001년 13살이던 조안나가 인간광우병 환자로 죽기까지의 과정을 어머니 자넷 깁스 씨가 생생하게 증언했다.

5년새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의심 환자 중 젊은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5일 근 5년 새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의심 환자 가운데 10∼40대의 ‘젊은’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이 한림대 의대의 ‘한국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진단센터’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근거한 내용에 근거해 이 같이 보도 했다.

동 보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의심환자는 모두 210명으로,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178명, 40대 이하는 32명이다. 특히 2001년 처음으로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30대 환자가 발생한 이후 2004년 7명, 2005년 14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하 발병자 중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로 ‘확진(definite)’을 받은 경우는 단 한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의심(probable)’ 환자 라는 것이다.

문제는 40대 이하의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의심 환자들이 ‘인간 광우병’인 변종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환자인지 확진을 하기 위해서는 사후 부검으로 뇌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지만, 부검을 하지 못해 확진을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치매로 의심됐던 환자들이 CJD(크로이츠펠트 야콥 병) 환자로 판명되어,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검의 과정을 밟을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 수의사 연대 편집국장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박상표 국장은 그간 수차례의 토론회 자리를 통해 “국내 인간 광우병 환자는 없는 것이 아니라 확진이 안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상표 국장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인수공통질병연구소의 광우병 연구실이 한국내 광우병 검사 국제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최소한 광우병 의심 소 4마리의 부검을 거부하려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내에는 생물안전 Ⅲ등급 시설이 갖춰지지 못해 연구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 부검을 거부했었다고 전했다.

또한 2001년 3월 서울대병원 신경과의 김상윤 교수팀이 36세 환자를 인간광우병 환자로 판명했으나, 이 환자가 사망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로 부검을 하지 못해 인간광우병 판단을 유보했다는 사례를 든 바 있다.

박상표 국장은 수차례 “국내에 인간 광우병이 없는게 아니라 있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인간 광우병을 확진하려면 반드시 부검을 해야 하는데 부검을 꺼리는 국내의 문화적 여건이나, 병력의 공개를 꺼리는 가족의 반대로 확진이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광우병 환자.. 이미 한국에도 있는 것인가

소의 광우병처럼 뇌 세포가 파괴되어 스폰지 처럼 뻥뻥 뚫리는 상황에서 퇴화돼 숨지는 CJD(크로이츠벨트 야콥병)은 주로 50~60대 발병율이 높다. 1920년대 처음 규명된 이 질환은 주로 50~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우울감, 기억력 감소 등 치매 증상으로 나타났다가 혼수상태로 사망하는 신경계통의 병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90년대 중반 이후 영국에서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기존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과 달리 20대와 30대의 젊은 환자들에게 증상이 나타났고, 역학 조사 결과 소에게 나타난 광우병이 사람에게 전염된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ariant CJD)란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인간 광우병인 ‘변종CJD’(vCJD)는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의심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이 연령층이 낮아 지고 있다는 국내 보고는 국내 ‘인간 광우병’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일보 또한 “국내에서도 CJD 의심 환자의 뇌척수액 검사와 편도조직 검사,부검을 통한 뇌조직 검사까지 전 과정을 다 밟을 경우 수년 내 인간광우병 진단을 받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김용선 교수의 말을 인용해, 국내 인간 광우병 환자가 있을수 있음을 시사했다.

광우병의 원인 ‘프리온(prion) 가설’

프리온 질환의 특징은 다른 바이러스 질환과 현저히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①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는 매우 긴 잠복기를 가지고 있으며, ② 중추신경계에만 국한되어 특징적인 신경병리학적 병변인 공포화가 관찰되며, ③ 염증반응 및 질병 특이적인 면역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④ 일단 증세가 발현되면 100%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또한 프리온 질환은 전염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전자현미경에서 바이러스의 일반적인 구조를 갖는 병원체가 전혀 발견되지 않고, 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물리적 및 화학적 처리, 예를 들어 고온-고압멸균, 포르말린, 방사선 조사, 핵산분해효소, 단백질 변성 화학물질 등 에 의해서도 살아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프리온 질환의 원인체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