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재보험법 합의 야합”
노사정위 규탄 기자회견 “민주노총 배제 절차상 하자”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은 산재보험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를 “야합”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여의도 노사정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을 논의구조에서 배제시키고 마련된 합의문은 절차상 근본적으로 하자가 있다”며 “또한 이번 합의문은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내용을 상당부분 포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민주노총을 논의구조에서 배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노총은 지난 99년 노사정위 탈퇴 결정에 따라 노사정위에 참가하고 있지 않다”며 “그래서 산재보험법 개정 논의와 관련해 별도의 논의틀을 만들 것을 요구했고 올 초 그 논의틀이 구성됐는데 정부가 막 구성된 논의틀이 시동도 걸기 전에 민주노총이 참여할 수 없는 노사정위로 산재보험법 개정 논의를 이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4월 양대노총, 경총, 노동부가 참여하는 ‘산재보험제도개선협의회’를 만들었다가 2차례 가량 논의를 진행하고는 갑자기 논의틀을 노사정위로 이관시킨 것을 말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노사정위로 옮김으로써 의도적으로 민주노총을 배제했고, 그 상태에서 논의된 노사정 합의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합의문 도출 경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사정위 산재보험발전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위원 15명 중 공익위원은 논의에서 배제됐고 9월말 이후 간사단회의라는 이름으로 한국노총과 경총, 노동부만이 논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밀실야합”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또한 이번 합의문에서 원직장 복귀를 명문화하지 않은 것은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산재보험은 업무상 재해 또는 질병에 걸린 노동자의 구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라며 “1년에 약 3만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인해 신체장애인이 되고 있고 그 중 직장에 복귀하는 노동자는 30%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이번 합의문이 저소득 노동자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는 비정규직, 50인미만 중소영세 노동자, 특고종사자 등 취약계층 노동자가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산재의 70%, 사망재해의 50%가 50인 미만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2천만원 미만의 건설공사는 당연히 산재보험법이 적용돼야 함에도 그 적용을 배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은 “산재로 인해 장애인이 된 노동자는 재취업을 하더라도 임금이 상당히 감액되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현실을 알고 있음에도 재요양시 휴업급여 규정을 최초 요양승인 당시의 평균임금 증감분에 근거하지 않고 재요양시 평균임금에 근거해서 휴업급여를 상정함으로써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출퇴근은 업무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인데도 산재보험 적용에서 배제시키고 특고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이 추후과제로 미뤄진 것도 이 같은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산재보험법 개혁을 위해 노동부와 직접 상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산재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들은 반드시 입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입법취지에 역행하는 규정들은 폐기되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노동부에 입법예고 이전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산재보험 개혁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것으로 거부할 시 즉각적인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2006년12월15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