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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설입니다. 
우체국택배, 연하장이 많이 밀려오겠지요 
우체국 노동자들이 제일 힘들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죽지말자.”

우리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우체국의 집배원 노동자들이 하는 말입니다.

작년 11월 공주의 한 집배원(31세) 사망, 용인의 집배원(46세) 사망에 이어 올해 두명의 노동자가 의식불명의 상태입니다.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익일 배송과 대체되지 않는 인력문제로 인해 장시간 노동과 중노동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1900명 인력충원을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여전히 전국의 우체국 노동자들은 다치고 또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합니다. 

오늘 우리는 우정사업본부장과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을 고발합니다. 올해는 죽지말자는 구호를 새겨봅니다.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대선공약도 기억합니다. 국가기관의 공무원노동자가 죽어가는 현실도. 

우리가 자주 만나는 집배원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관심을 가질 때 주변의 일하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오고
나의 일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회견문]

집배원은 살고 싶다!
계속되는 집배원 중대재해 외면하는 우정사업본부와 미래창조과학부를 고발한다!
 
 
집배원들의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공주유구우체국의 故오○○씨(상시집배원, 31세)가 배달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용인송전우체국 故김○○씨(집배원, 46세)는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결국 사망했다. 이후 집배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이 알려지고, 더 이상의 중대재해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새해가 밝아도 집배원들의 현실은 녹록치가 않았다. 결국 악몽은 또 다시 반복되었다. 1월 4일(토) 함평우체국 서○○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 빠졌고, 1월 6일(월) 함양우체국 김○○씨는 내리막길에서 오토바이가 미끄러진 후 떨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다행히도 김○○씨는 최근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러한 중대재해문제를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다. 함평우체국 서○○씨의 경우 배달 중 쓰러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근 인원이 구조조정되어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진 것 등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오토바이사고를 당한 김○○씨에 대해서는 ‘집배원 본인과실’이라며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진행한 대처방안이 ‘안전모 잘 쓰기’를 강조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았다. 이는 우정사업본부가 연이은 사고의 원인이 과도한 장시간노동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상황이 이러하니 우정사업본부에게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가 없다.
 
문제의 책임은 관할 정부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에도 있다. 집배원들의 중대재해문제를 줄이고, 장시간-중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빠른 대책은 단언컨대 인력충원이다. 정부는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때문에 ‘1,900명 인력충원’을 약속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인력충원 약속이 전혀 이행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집배원들의 연이어 사망?사고를 외면한 것은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마찬가지다.
 
집배원의 중대재해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는 설날특별소통기가 17일부터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설연휴기간인 30일까지 집배원들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5시간 이상의 노동을 견뎌내야 한다. 벌써부터 고통의 신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들려오고 있다. 추운 날씨에 빙판길에서 오토바이가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거나 골절이 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고,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다리를 절거나 손이 찢어져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에 그냥 참아야 한다. 이러한 현실이 예상되었기에 우정사업본부에게 설날특별소통기가 시작되기 전에 단기적인 대책부터 마련하고 시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다. 집배원의 살고 싶다는 열망이 짓밟힐까, 악몽이 되풀이될까 두렵다.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배달하는 집배원도 함께 행복할 수는 없단 말인가!
 
이에 집배원 중대재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가)은 연이은 집배원 중대재해를 외면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와 그 관할 정부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사업장으로 고발하고자 한다. 또한 집배원들의 심각한 노동실태를 낱낱이 드러낼 수 있도록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한다. 이는 집배원들의 중대재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며, 연대모임은 집배원이 인간답게 살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함께 싸울 것임을 결의한다.
 
 
2014. 1. 21. 화. 집배원 중대재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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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권오름] 집배원, 중대재해에 시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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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 80시간 밤낮 없이 배달…. 집배원들 “설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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