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연구 2
하청노동자가 직면한 우울과 불안, 통계로 밝혀내다
 노동건강연대 편집위원회
제목: 하청업에서의 업무관련 질병의 위험과 결근의 증가
원제: Subcontractors and Increased Risk for Work-Realated Diseases and Absenteeism              
저자: 민경복 / 아주의 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발행: 미국산업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

연구의 배경 : 하청업체 노동자건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아주대 의대 민경복 교수 연구팀은 경제영역에서 하청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업무관련 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용가능한 관련 정보가 거의 없는 것이 이번 연구의 배경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에서 이용한 자료는 ‘제2차 한국근로환경조사[2010]’이다. 총 3,282명의 원청업체 노동자와 728명의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하여 업무관련 건강문제와 결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개인적인 특성과, 직업적인 특성, 업무 위험요소 등도 고려하였다.
연구의 결과 : 하청업체 노동자의 손상과 불안/우울, 결근비율이 2배~3배 높다  

연구의 결과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노동자들보다 유의하게 건강문제를 더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청노동자들은 원청노동자들보다 사고와 불안/우울의 위험은 각각 2배, 3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원청업체 노동자들보다 건강문제로 인하여 결근하는 경우가 3배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업성 손상으로 결근하는 경우는 원청 노동자 보다 낮아, 하청 노동자의 산재가 과소 보고 됨을 추정할 수 있다. 
하청업 일자리의 특징

노동시장의 유동성은 근무 상태를 변화시켜서 불안정한 직업의 증가와 정규직과 안정적 일자리를 감소시킨다. 시간제, 계약직, 하청 같은 불안정한 직장은 한시적, 힘없는, 제한적인 혜택, 낮은 소득 등의 특징으로 정의된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은 직업적인 건강과 안전, 위험한 근무환경에 노출됨으로서 사회적 으로 불리해지고, 건강 면에서 전통적인 실직상태와 같이 위험하게 생각된다. 
불안정한 직업의 형태로서 하청업의 증가는 노동자들에게 건강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영향을 준다. 하청업은 계약자가 계층적인 경제 관계에 따라 다른 회사에(하청업체) 어느 정도의 일을 수행하도록 인가하는 방식이다. 하청업과 연관된 업무 환경의 불리한 점은 임금, 근무 조건과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청노동자들은 업무 위험에 취약할 수 있지만 이런 주제로 하청업의 건강과 손상, 사고 위험의 해로운 영향을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 연구팀은 하청노동자들이 업무 관련 질병위험과 손상의 위험, 위험한 업무 환경에 더 민감할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연구 자료 수집과 연구방법에 대하여 

연구팀이 사용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제2차 근로환경조사 자료는 국내근로환경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노동자와 그들의 직장생활의 질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직업적 원인들을 알수 있다. 표본설계는 여러 단계의 무작위 표본추출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조사구를 이용하였다. 이 연구는 여러개의 표본 지점에서 확률표본추출을 통하여 진행되었다. 이 조사자료는 경제적으로 활동적인 15세 이상의 연령을 대상으로 은퇴자와, 무직자, 가정주부, 학생을 제외하여 대표성이 있는 표본을 통하여 수집되었다. 조사는 2010년 6월부터 10월, 노동자의 가정에서 이루어졌고 총 10,019명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위 참여자 중에서 연구팀은  원청노동자 3,282명, 하청 노동자는 728명을 포함하였다. 이 조사는 대중에게 공개된 자료로 이 자료를 이용하는데는 별도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았다. 
원청과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어떠한  질문을 하였나

연구팀은 업무관련성 건강문제에 대해 지난 12개월동안 청력문제, 피부문제, 요통, 근육통, 두통/눈의 피로, 복통, 호흡곤란, 심혈관질환, 손상, 우울/불안, 전신피로, 수면장애를 겪었는지 질문하였다. “있다”라고 응답한 설문 참여자들은 그 건강문제가 업무에 연관되어 있거나 업무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 응답하였다. 손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업무관련 결근은 2가지 질문을 이용하여 알아보았다. “지난 12개월간 업무와 관련된 사고 때문에 1일 이상 결근한 날이 있습니까”, “지난 12개월간 업무로 인해 유발되거나 악화된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1일 이상 결근한 날이 있습니까”
연구팀은 근로 환경의 위험을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인간공학적, 감정적인 부분의 5가지의 항목으로 검토하였다. 
O 물리적 위험– 수공구, 기계 등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목청을 높여야 할 정도의 소음, 일하지 않을 때조차 땀을 흘릴 정도로 높은 온도, 실내/실외와 관계없이 낮은 온도연기나 흄, 가루나 먼지 등의 흡입
O 화학적 위험– 신너와 같은 유기용제에서 발생한 증기 흡입, 화학제품/물질을 취급하거나 피부와 접촉함, 다른 사람이 피는 담배 연기
O 생물학적 위험– 폐기물, 체액, 실험물질 같이 감염을 일으키는 물질을 취급하거나 직접적으로 접촉함
O 인간공학적 위험– 피로하거나 통증을 주는 자세, 사람을 들어 올리거나 이동시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이동시킴, 계속 서 있거나 걷는 것, 반복적인 손동작이나 팔동작
O 감정적인 위험– 고객, 승객, 학생, 환자와 같은 직장 동료가 아닌 사람들을 직접 상대함, 화가 난 고객이나 환자를 다룸, 자신의 일이 감정적인 요구를 가진다고 인지함, 감정을 숨기고 일을 해야 함
연구팀은 나이, 성별, 학력, 수입, 흡연여부, 음주여부, 직업, 고용상태, 직장크기, 근무시간, 업무불안정성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나는 6개월 이내에 직장을 잃을 것이다”  ”내가 지금 직장을 잃으면 비슷한 임금의 직장을 쉽게 찾기 힘들 것이다”라고 질문하였고 적어도 하나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을 한 경우 “업무불안정”이 있다고 보았다.
질문의 결과 : 하청업체 노동자와 원청업체 노동자의 차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노동자들보다 더 나이가 많았고 남자가 더 많았으며 교육수준과 소득이 낮았고 흡연자가 더 많았다. 음주습관은 유사하였다. 두 집단 사이 직업적인 특성은 일주일 간 근무 일수와 교대 근무를 제외하고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하청업체 노동자의 2/3가 생산직노동자였으며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일하였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더 작은 회사에서 일하며 비정규직/임시직의 고용형태를 가지고 있다. 업무 양상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현재 고용주와 일한 기간이 짧으며 노동조합에 덜 가입되어 있고 업무만족도가 낮았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그들의 업무가 건강과 안전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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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이 원청업체 노동자들보다 물리적, 화학적 인자에 더 많이 노출되었고, 생물학적 위험과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비슷하게 느꼈으나 통증이 동반되는 자세와 사람을 옮기는 것,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의 인간공학적인 부분에서는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이 더 많이 노출되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일과 관련된 결근과 복통, 심혈관계질환을 제외한 모든 질병위험을 더 많이 경험하였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피부문제, 요통, 상하지의 근육통, 두통/눈의 피로, 호흡 곤란, 손상, 불안/우울, 전신피로, 수면 문제 그리고 건강 문제로 인한 결근에서 높은 위험을 보였다. 요통, 호흡곤란, 수면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하청업체 노동자가 높은 질병위험을 보였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원청업체 노동자들에 비하여 건강문제로 인하여 대략 3.6배 더 결근하였다. 
해로운 일자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팀은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할만한 표본을 이용하여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자가보고한 건강문제와, 직업적인 손상이나 질병위험이 결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연구팀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업체 노동자들보다 건강문제를 경험하는 경우가 유의하게 더 많은 것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하청업 노동자에게 해로운 건강 영향은 업무 양상과(근무 기간, 노동조합유무, 업무불안정성, 업무스트레스, 직무만족도, 건강 및 안전 위험에 대한 정보, 일에서 느끼는 건강 및 안전에 대한 위험도) 근무환경 위험(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인간공학적, 감정적 위험)에서 비롯한 결과로 보았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직업적인 건강과 안전의 면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직업적인 건강과 안전의 결과에 대한 신뢰할만한 자료가 희박하다는 것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이 직업성 손상의 보상에 대하여 제외되어 있거나 고용주들이 합법적으로 재정적인 책임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하청업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더 취약함을 나타내준다.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에게로 아웃소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문제가 있고, 선진국에서도 위와 같은 방향으로 노동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런 경향은 점점 더 많은 수의 노동자들의 직업적인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하청업 노동자의 유해한 영향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전의 연구들은 건설업, 제조업, 핵발전소, 화학폐기물 공장의 높은 직업성 손상비율과 치명상등을 일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연구에 포함된 회사에서 노동자들은 각기 다른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 중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더 위험한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 일에 대한 준비의 부족, 규칙적인 통제의 약화, 경제적인 압박으로 인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피라미드 형태의 최하층 조직구조, 위험한 업무에 많은 노출되는 환경이 하청업 노동자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악화를 부를 수 있다. 하청업은 불안정한 고용의 극단적인 형태로 볼수 있고,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부정적인 건강영향을 설명할 때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여러 건강 문제에 높은 위험을 보이는 것을 보며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성별, 나이, 학력, 경제적 수준, 건강행태를 포함한 기저 요인들의 분포가 균등하지 않음으로 인해 건강에 불균형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사회가 어떤 것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지, 그들이 어떻게 대우 받는지,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어디서 사는지, 그들이 제공 받는 서비스나 재화가 어떤지, 그들이 노출되는 위험물질의 형태에 따라 상호작용을 한다. 
이 연구에서 업무양상은 업무와 관련된 요인들과(단기계약, 노동조합, 건강과 안전에 대한 정보) 정신적인 요인들을(직무불안정성, 직무 스트레스, 낮은 직무 만족도) 모두 포함한다. 단기계약, 낮은 직무 만족도, 유해한 업무환경들과 같은 특징은 일반적이며 하청업의 불리함에 대해 기술한 다른 연구들과 일치한다. 반면 일부 특징들은 한국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근무조건을 반영한다. 주의해서 볼 또다른 점은 다른 문헌들에서는 불안정한 고용의 경우에 직무 불안정성과 직무 스트레스가 건강상태에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나타났으나 이 연구에서는 두 변수들이 하청업체와 원청업체 노동자 사이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직무 불안정성과 직무 스트레스는 매우 흔하며 하청업을 넘어서는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한 제조업의 24.6%에서 하청업 노동자들을 고용한다고 한다. 하청업 노동자들의 고용은 조선업이 가장 높고 철강, 기계/금속, 전기, 전자 산업이 뒤를 잇고 있다. 경제와 산업 부문에서의 하청업 규모에도 불구하고 하청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녕에 대한 영향은 지금까지 2개의 연구만 진행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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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후의 연구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직업적인 건강과 안전에 대한 차이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근로환경조사 자료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직업과 관계된 건강문제 위험의 증가를 알아보고 원청업체 노동자들과 건강상태 차이의 원인이 되는 위험요인을 평가하는데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원청업체 노동자들과 비교했을 때 업무관련 질병과 결근율에 대한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유해물질이 노출되는 근무환경과 정신적인요수들과 같은 업무 요소가 하청업체 노동자와 원청 노동자의 건강 불균형에 기여했을 것이다. 
연구팀은 직업관련 건강과 안전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사회적인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과 건강상태에 대한 보호를 위해 원청업체의 연대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경복 교수 연구팀은 “애플의 아이폰 하청공장 사례처럼 하청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처우에 관한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노동계의 민감한 이슈”라고 하면서 한국의 원청-하청 구조가 산업경쟁력을 위해 최소한의 제어도 없이 구조화되었고 이것이 OECD 산재율 1위 국가라는 불명예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이번 연구가 중요한 것은 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의 산재에 대해서 신뢰할 만한 자료가 없는 가운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취업자 근로환경조사’를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