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작업환경 방치가 목숨 앗아가
14일 지하철 청소용역노동자 근무 중 참변..안타까움 자아내
박경철 기자
지난 15일 지하철 청소용역노동자가 철로를 건너다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경인선 부천역 선로 옆 수풀에서 여성연맹 소속 청소용역노동자의 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경찰 조사에 의하면 고인은 14일 오후에 출근한 뒤 업무를 진행하다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에 전동차에 치인 것으로 보이며 14시간만인 다음 날 오전 선로반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여성연맹은 “전동차에 치였다면 기관사가 이를 알았을 것”이라며 “발견 당시 옷의 단추가 떨어져 있었고 청소복이 심하게 위로 올라간 상태에서 속살이 보이며 얼굴과 머리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고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여성연맹은 특히 “이번 사고가 신호도 없이 선로를 횡단하는 것이 불법임에도 분리수거장이 역 구내에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쓰레기 자루를 들고 4차선 선로 건너편에 있는 분리수거장으로 가다가 발생한 참변”이라며 “60여개의 수도권 전철 역 중 경인선 부천역에만 분리수거장이 역 구내에 있지 않아 언제라도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여성연맹은 “부천역사가 경인선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역사에 해당함에도 이마트에 상권을 내어주기 위해 목숨을 앗아갈 위험성이 있는 작업 환경을 방치한 것”이라며 “철도공사와 부천역에서는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으며 용역업체인 (주)SDK가 사태해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연맹에 의하면 고인은 입사한지 20여일 만에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며 유족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12월18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