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포항제철소 사망 3명

노동건강연대 “대기업, 소리 없이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3명, 삼환기업 2명, 대림산업 2명, 현대제철(구 아이앤아이스틸) 2명, 현대중공업 2명…. 지난해 하반기(6~12월)에도 산업현장에서 어김없이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나갔다.

노동부가 지난 22일 산업재해가 빈발하고 예방관리가 불량한 사업장 222곳을 노동부 홈페이지(www.molab.go.kr)와 관보를 통해 공표했다.

이날 공표된 명단은 △2005년 하반기 사망재해가 2명 이상 사업장이 16곳 △위험물질 누출로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이 1곳 △2003년 7월 이후 산업재해가 발생했음에도 발생 사실을 2회 이상 보고하지 않아 사법조치를 한 사업장이 30곳 △2005년 동종업종 규모별 평균재해율 이상인 사업장 중 재해율 상위 5% 이내인 사업장이 175곳 등 4개 부문별 산재예방관리가 불량한 사업장 222곳이다.

지난해 하반기 사망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16곳을 보면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9월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음성의 개인주택 개보수 공사를 제외한 상장기업 중 최다사망자를 낸 사업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지난해 8월30일, 9월23일, 10월23일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3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포스코에 이어 나머지 14개 기업에선 모두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삼환기업(주)(고속국도 제14호선 고창-장성간 제1공구 건설공사)에서는 지난해 9월5일 사망 2명, 부상 1명이 발생했다. 대림산업(주)(강원랜드 스키장공사)에서는 지난해 10월6일과 10월19일 한달새 2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현대제철(구 아이앤아이스틸)에서는 지난해 8월8일과 8월11일 사흘새 2명의 노동자가,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 7월20일과 11월25일에 2명이 사망했다.

이번 명단이 공표된 기업들에 대해 노동건강연대는 성명을 내고, “이 명단 중 특히 사망재해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 명단을 보면 ‘사회적 책임’ 운운하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 열을 올리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상장기업 중 노동자 사망 1위를 차지한 포스코는 언론광고에서 보여진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현실은 ‘소리 없이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업’임을 증명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이들은 “삼환기업은 지난 7월 경부고속철도 시공 중 발주처 임원에게 ‘떡값’을 주다가 적발된 부도덕한 기업이며, 최근 노조가 해체된 대림산업의 업계 1, 2위를 다투는 실적은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를 담보로 이뤄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번지르르한 이미지 뒤에 노동자를 죽이고 있는 기업들은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부터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노동부는 앞으로도 매년 12월 중대재해 등 산업재해예방관리 불량사업장 명단을 공표해 사업주의 경각심을 높이고 산재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6년12월26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