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에 맞는 노동환경 재설계 ‘절실’
직업병 진단과 예방법… 스트레칭 자주하고 전문가와 상담 병행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계산원노동자들이 직업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근골격계 질환 = 먼저, 단순반복 작업으로 인해 주로 근육과 신경, 관절 부위의 통증을 동반하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책에 대해 알아보자.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손쉽게 구비할 수 있는 기구로는 푹신한 피로예방매트가 있다. 피로예방매트는 시멘트와 같이 딱딱한 바닥에서 서서 작업할 때 발생하는 발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작업 자세를 자주 변경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계산원의 경우 고정된 자세로 특정 근육을 집중적으로 사용할 때 근골격계질환이 나타난다. 이 때 노동자 본인이 일하는 자세를 선택할 수 있거나, 주기적으로 자세를 변경할 수 있도록 작업 구성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작업공간이 넓어져야 한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신발 앞부분이 뾰족하지 않고 편편한 것이 좋고, 발꿈치를 받칠 수 있으며, 적당한 쿠션감이 있는 신발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사람의 몸에 맞는 작업대가 설치돼야 한다. 잘 설계된 작업대에서 노동자는 여러 가지 균형잡힌 자세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작업 자세를 자주 바꿀 수 있다. 작업대는 일하는 사람의 키에 맞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야 한다. 작업대를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키가 작은 노동자를 위한 작업 발판을 설치하고, 키가 큰 노동자를 위해 별도의 받침대를 작업대 위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작업대에 손목지지대를 따로 설치할 경우 손목 근육을 보호할 수 있다.

노동자 스스로의 예방 노력도 중요하다. 근육 긴장을 풀기 위한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근육이 뭉쳤을 경우 뜨거운 찜질을 활용하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하지정맥류 = 피가 아래로 쏠려 다리 혈관이 두꺼워지고 구부러지는 하지정맥류는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수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자가진단을 해보고, 질환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다음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될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늘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다.
△10분만 걸어도 피곤해진다.
△다리에 쥐가 잘 난나.
△저녁이면 다리가 붓는다.
△꼬불꼬불한 혈관이 드러난다.
△푸른 핏줄이 튀어나와 있다
△1주일에 3회 이상 통증을 느낀다.

하지정맥류는 발병 후 방치하면 정맥류 부위가 넓어지면서 점점 더 심해진다. 다라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서있지 말아야 하며, 장시간 서 있을 경우 2~3분마다 교대로 한쪽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밤에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면 정맥압이 감소해 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잠들 기 전 다리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양손으로 발목, 무릎, 허벅지를 쓸어올리듯 마사지 해준다.

신발은 끈으로 죄는 것이 좋다. 발이나 발목의 부종과 불편함을 줄여준다. 의사의 처방을 받은 후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압박스타킹은 일반 스타킹과 달리 발과 발목 부분의 가력이 강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서 정맥혈의 역류를 막아준다.

◇직업스트레스 = 고객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감정노동’은 계산원들의 직업스트레스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직업스트레스 질환 역시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병인만큼, 자가진단을 통해 주기적으로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이 ‘예’에 해당하면 ‘감정노동의 강도가 강한 편’이고, 7개 이상이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강요받는다.
△고객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감정도 감춘다.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친근하게 웃고 행동한다.
△감정적으로 메말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동료에게 냉담해지는 것을 느낀다.
△모든 일에 점점 소극적이 된다.
△전반적으로 내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상사 업부상 실수를 덮어주거나 격려해주지 않는다.
△직장 동료들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지 않는다.

2007년01월15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