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스트레스가 간질환 악화시킨다”
입력: 2007년 01월 24일 11:37:00
과로와 스트레스를 간질환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부정하는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24일 과로와 스트레스로 간질환이 악화대 간암으로 사망한 외교통상부 외무관 김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김씨의 사망과 공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인체 면역체계가 약화되고 기능이 저하되면 간경변·간암으로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에 비춰 볼 때 김씨가 업무 과정에서 누적된 과로와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인 간염을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켜 간암을 유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간질환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뒤엎는 계기가 됐던 대한간학회의 연구보고서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대한간학회는 2002년 근로복지공단의 용역을 받아 “과로 및 스트레스는 간 질환의 발병·악화와 관계가 없다”는 보고서를 냈고 대법원은 이를 수용, 판례를 확립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학술 논문으로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평가절하했다. 재판부는 “대한간학회의 용역보고서의 결론은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간질환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직접적으로 인용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1993년 외무관으로 임용됐으며, 2005년 1월 병원에서 감암 판정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다 그 해 7월 사망했다. 김씨는 임용 무렵 만성 B형 간염 진단을 받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2002년까지 1년에 한번 이상 정기검진을 받아 왔으나 이후에는 재외공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열악환 의료환경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적절한 검진이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
〈미디어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