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산재환자 우울증에 시달린다
4명 중 3명 불안·우울증…소송, 장애 걱정이 원인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산재환자 4명 중 3명은 사회적 부적응증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무척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경 대진대 부교수와 김동기 연세대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이 수도권 소재 산재병원에 입원 중인 산재환자 206명을 면접조사 한 바에 따르면, 산재환자의 상당수가 우울과 걱정, 집중력 저하 등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 경우 △배우자와의 갈등문제가 클 경우 △장애문제가 클 경우 △신경손상환자일 경우 정신건강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재환자 면접조사 내용을 토대로 ‘산재환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박수경 부교수는 “산재보험 재활체계 내에 정신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산재환자, 일반환자보다 더 ‘우울’
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매년 8만여 명의 재해근로자와 2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산재를 당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고로 인한 충격 이후 우울증,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업무수행이 어려울 정도의 공포와 불안 등 개별적 증상을 호소한다. 이 밖에 가족과의 갈등, 대인관계 위축, 장애적응 문제 등을 경험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인한 정신건강문제는 일반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건강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부상 자체는 경미하더라도 법적인 소송문제가 빈번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등이 동반되면서 분노, 우울, 불안 등 부정적 감정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또한, 억울하게 발생한 재해에 대한 피해의식과 장래 불구자가 될 수 있다는 좌절감 등은 산재환자의 상병 회복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박 부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산재환자 10명 중 8~9명이 ‘장애문제’와 ‘건강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환자 10명 중 7~8명이 ‘산재보상’이나 ‘경제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 외, 환자 4명 중 1명이 배우자와 갈등을 겪고 있었고, 5명중 1명은 자녀와의 갈등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친구나 회사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응답자의 전발 가량이 심각성을 호소했다.
이 같은 상황은 산재환자들의 정신건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사에서도, 산재환자 10명 중 7명이 우울증 증세를 호소했다.<표2> 또,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어떤 일을 하는데 충분히 집중하기 어렵다’, ‘지난 1년 동안 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문제가 있다’는 환자도 많았다.
* “스트레스 극복 돕는 프로그램 필요”
조사결과에 대해 박수경 부교수는 “산재로 인해 심각한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된 경우, 환자 스스로 변화된 상황 전반에 대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며 “환자가 장애사실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재활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 스스로 중도장애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극복하도록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부교수는 또 “궁극적으로는 산재보험 재활체계 안에 통합적 사례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산재환자가 산재를 당한 직후부터 요양 종결 이후까지의 기간 동안 의료재활, 직업재활 및 사회재활이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관련 사례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7년02월01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