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특수검진기관 발표 늦어지는 까닭
노동부 두 차례 점검결과 공개 연기…노동계 “늦출수록 은폐·왜곡 의혹 키워”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노동부의 특수건강검진기관 일제점검 결과 발표가 몇 차례나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부산백병원 특수건강검진 잘못으로 중국동포가 DMF 중독으로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한 뒤 같은 해 8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120개 특수건강검진기관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결과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99.2%(07년 1월 현재)의 특수건강검진기관이 부실운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일파만파 확산돼왔지만 노동부가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오다가 지난 14일에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부는 14일 발표를 아무런 설명 없이 15일로 미루더니 급기야 15일 발표도 별다른 설명 없이 또 미뤄버렸다.

이 같은 노동부의 잇따른 결과 발표 지연은 의혹을 부르고 있다. 대부분의 특수건강검진기관들이 부실운영으로 크게는 지정취소부터 영업정지, 시정지시까지 행정조치를 받게 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노동계는 이 같은 특수건강검진기관들의 반발 또는 압력이 노동부가 발표를 지연하게 할 만큼 부담스럽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국노총은 15일 성명을 내 노동부의 잇단 발표 지연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대부분 기관에서 엉터리 특수건강검진을 해왔다니 충격과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특수건강검진기관 점검결과 및 부실기관 명단공개를 계속 늦추는 등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노동부가 발표를 늦출수록 노동계의 불신과 의혹은 증폭될 것”이라며 “발표를 계속 늦출 경우 항의방문 및 관련자 문책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도 노동부의 잇단 발표 지연을 규탄하고 나섰다. 김은기 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은 “노동부가 발표를 계속 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결과를 은폐·왜곡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노동부는 즉시 검진 결과를 공개하고 점검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당기관을 엄정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1차 점검결과에 대한 특수건강검진기관들의 이의신청 결과가 아직 다 취합되지 못해서 발표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아직 지방관서에서 결과가 다 올라오지 못해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주 중에는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부가 제대로 점검을 해서 엉터리 특수건강검진기관을 적발해낸 것인 만큼 더 이상 발표를 미루지 말고 즉각 공개하고 해당기관을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7년02월20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