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환경성 피해 소송 첫 변론 열린다
14일 부산지법 303호 법정… 연산동 J화학 인근 거주했다 사망한 유가족 소송
윤성효 (cjnews) 기자
최근 석면 베이비파우더와 석면 시멘트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석면 환경성 피해 소송 첫 변론이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부산지방법원 303호 법정에서는 14일 오후 4시 30분 원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의 유가족이 낸 소송과 관련한 첫 변론이 열린다. 재판부는 부산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이흥구)다. 원씨와 김씨는 부산 연산동에 있었던 석면방직공장 인근에서 각각 4년과 7년간 거주했고, 이들은 석면이 주요 원인인 흉막악성중피종으로 2002년과 2006년에 사망했다.
원·김씨의 유가족 7명은 지난해 11월 13일 대한민국과 석면방직공장 J화학, J화학에 현물출자했던 일본 니치아스를 피고로 부산지법에 환경성 피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양측은 변호사를 통해 서면 질의서와 답변서를 주고받았으며, 14일부터 법정 변론을 진행한다.
부산에서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부산의료연대회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부산환경운동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부산연구소,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등으로 구성된 ‘부산석면추방공대위’가 활동하고 있다.
이날 첫 변론에는 강동묵 부산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부산석면추방공대위에 따르면, 강 교수는 2008년 ‘부산지역 석면방직공장 환경성 석면노출과 건강문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강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부산지역에서 밝혀진 25명 악성중피종 사망자 중 20명이 J화학 인근에 거주했다고 밝혔으며,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연산동 석면환경성 피해와 J화학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석면추방공대위는 “석면은 채굴, 제조뿐 아니라 유통, 취급, 소멸까지 전 생애에 걸쳐 일상 환경에 비산되어 누구나가 석면 피해자가 될 수 있는 1급 발암성 물질이기에 더욱 충격이다”며 “모든 형태의 석면은 암을 일으킨다고 밝힌 ILO와 WHO가 석면이 전 지구적으로 금지되기 전에 석면암의 발병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명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석면피해는 석면작업장만, 그리고 해당 국가에만 속한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나라로 석면을 수출하였고, ‘구보타 쇼크’로 석면 환경성피해를 먼저 겪은 일본 환자모임과 의료 및 환경전문가들이 이번 소송에 큰 관심을 가지며 참석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앞으로 석면 환경성 피해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피해자는 늘어나는 반면 책임질 곳은 없다, 이번 소송을 통해 무고한 피해자들이 정신적 육체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책임규명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J화학에 근무했던 또 다른 원아무개씨는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해 그 유가족이 J화학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2007년 12월 1억6000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부산석면추방공대위는 “앞으로 많은 직업성 석면노출 피해자는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환경연합은 1984년부터 1992년 사이 연신초등학교에 재학했고, 현재 폐 관련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다. 이 단체는 “당시 연신초 학생들은 석면공장 가동으로 석면에 노출되었을 확률이 높다”며 관련자들로부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부산환경연합 051-46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