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업 에버코스 산재은폐 노동자 사망 사건 규탄
‘안전의무 위반’에 의한 사고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살인기업 에버코스 경영책임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고발
기자회견
처음 그 CCTV를 보았을 때의 당혹함을 기억합니다.
우산으로 카메라가 가려지는 순간, 무엇이 인간을 저리도 무감각하게 만들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그 행동이 산재보험 제도 때문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의 무감각함에 화가 났습니다. 지게차에 다치고, 산재보험이 죽였습니다.
산재보험 제도의 혜택을 입어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희생당하는 21세기 대한민국. 그리고 51살 된 산재보험.
한 응급실 연구에 따르면 산재보험으로 처리되어야 할 직업성 손상환자 100만명 중 산재보험으로 처리하는 사람은 10만명이 안된다고 합니다. 벌써 몇년이나 지난 연구이지만, 사람들이 왜 산재보험을 피하려고 하는지, 왜 그 제도가 사회보장제도로 기능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합니다. 결국 이렇게 안죽어야 할 사람이 죽었습니다.
왜 산재보험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걸까요?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제도의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 산재보험이 사람을 죽이게 작동한다면, 당장 이 사회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산재은폐의 처벌을 넘어, 이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산재보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진정 사회보험으로 기능할 것입니다.
위험한 일자리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위험한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을 처벌함과 동시에, 기업의 탐욕에 희생되는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잘 마련해야 합니다. 그 대표적 제도가 산재보험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생명과인간의 존재 그 자체에 무감각해지는 사회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 2015. 9. 1. 살인기업 에버코스 경영책임자 ‘부작위에 의한 살인’ 고발 기자회견의 노동건강연대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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