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증권사 직원 돌연사·자살률 높아
2000년 이후 20건 넘어…증권노조, ‘실근로시간 단축’ 추진
신현경 기자/매일노동뉴스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됐던 증권사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인수합병될 때마다 업무 전면 개편이 불가피해 노동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사와 자살사건이 20여건에 달한다. 2002년 H증권 박모 차장이 영업실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로 돌연사했고, 2004년 7월에는 L증권 직원이 과로사했다. 또 2006년 3월 C증권 직원이 출근도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가 하면 지난해 B증권 직원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10월 G증권 직원은 치악산에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했고, 같은 해 S증권 직원도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요양이나 치료가 진행 중인 사건까지 포함하면 업무스트레스로 인한 산재사건 수는 더 늘어난다. 하지만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강종면 증권노조 위원장은 “산재가 발생했을 경우 회사측이 이를 감추려고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가 없다”며 “노조가 집계한 것만으로도 대략 한해 평균 2~3건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노동자들의 건강권은 더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실근로시간 단축과 건강권 쟁취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증권노조는 올해 실근로시간 단축과 노동건강권 확보를 핵심 사업으로 결정했다. 올해 산별교섭 등을 통해 △실질근로시간 단축 △약정 강요, 각종 캠페인 근절 △적정인력 확보 등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2007년04월17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