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 위험은 불평등한다 


우리는 왜 그들을 고발해야 하는가?


유 성 규 /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

 

201172. 이마트 지하 기계실에서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 노동자 중에는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 중이던 대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1년 내내 청바지 한 벌로 살아도 한마디 불평도 않던 착한 아들이었다. 그 착한 아들과 작별 인사도 미처 하지 못한 어머니의 슬픈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왔다.

 

더 이상 이런 아픔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누구든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이런 절박함에서 산재 사망에 대한 사업주 고발 운동이 시작되었다. 고발 운동을 시작하면서 누구도 거창한 성과나 눈에 띠는 변화를 기대하지 않았다. 산재 사망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었고, 그 책임을 져야할 사업주들이 면죄부를 받고 거리를 당당히 활보하는 것은 오늘 내일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것 하나만은 분명했다. 사업주들에게 면죄부를 남발하는 노동부, 검찰, 법원에게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자는 것이었다. 사실, 산재 사망이 발생해도 책임지는 자는 없는 현실이 연일 반복되고 있었지만,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그 영문조차 제대로 몰랐다. 부실한 수사를 해도 무죄를 결정해도 비판받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는 노동부, 검찰,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산재 사망을 야기한 많은 기업들을 고발했지만, 그 결과는 예견했던 대로 실망스러웠다. 기업의 부실한 관리에 기인해 노동자가 죽었음이 명백했으나 벌금형이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마저도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대기업 원청이나 최고경영자들은 처벌을 피해가기 일쑤였고, 하청이나 중간관리자들만 처벌되는 경우가 많았다. 고발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산재 사망은 굳이 우리가 고발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노동부가 조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의와 논쟁 속에서 고발은 계속되었다. 노동부 조사 과정에 고발인으로 출석해 고발의 취지와 시민사회가 주시하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이 동일하게 반복되었지만 과거와 달리 노동부와 검찰의 법 논리상 문제점을 확인하고 비판했다. 고발인으로서 기소이유와 불기소이유를 통보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28LG화학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다이옥산이 담겨있던 드럼통이 폭발해 20대 노동자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사고를 당한 7명의 노동자가 차례로 목숨을 잃었다. 청주지방법원은 상무를 비롯한 관리자들에게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