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넥센타이어에서도 집단사망 의혹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대책위 “12년간 타이어제조 3사 사망자만 246명”

조현미 기자 09-05-07

노동자 집단사망이 한국타이어만이 아닌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제조 3사의 공통된 문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응용)는 6일 서울 태평로1가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입수한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타이어제조 3사의 96년부터 2007년 사이 ‘연도별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93명, 금호타이어는 100명, 넥센타이어는 53명이 사망했다. 개인사고와 산재사고, 암·심장질환·뇌출혈 등 질병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질병별로는 3사 모두 악성신생물(암)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이 기간에 한국타이어는 29명, 금호타이어는 27명, 넥센타이어는 16명이 암으로 숨졌다. 순환기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한국타이어 14명, 금호타이어 16명, 넥센타이어 7명이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사망자 93명 중 33명이 개인사고로 숨졌다. 이어 산재사고로 4명, 암으로 30명, 기타질환으로 5명, 심장질환으로 15명, 뇌출혈로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고 33명 가운데 25명은 사고로 숨졌고 8명은 자살했다.

대책위는 △사망자들에게 뇌심혈관계질환·암·허혈성심장질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뇌심혈관계 사망자가 매년 1명 이상 발생한 점 △2006년 심장질환사망자가 금호타이어 3명, 한국타이어 5명으로 일반국민 평균(0.89명)을 상회하는 점 등을 들어 “타이어 제조사의 공통된 직무연관성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했다.

박응용 위원장은 “추가 역학조사는 반드시 타이어제조 3사를 대상으로 진행해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한 작업연관성을 밝혀내야 했다”며 “한국타이어만 해도 질환 유소견자가 579명이나 있기 때문에 작업연관성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위해서는 사업장의 협조가 필요한데 두 회사는 조사를 거부했다”며 “현행법상 노동부가 사업주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있지만 공단이 강제적으로 역학조사를 집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역학조사를 거부한 두 사업장을 대상으로 상반기에 안전보건 전반에 걸친 점검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암연구소(IARC)는 고무산업을 인체 발암성이 확실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