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이용 출퇴근 사고도, 산재”
대구고법, 출근길 사고 업무상재해 범위 확대 인정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일반 근로자가 개인 차량으로 출·퇴근하다가 교통사고가 날 경우 상황이 불가피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고법 특별부(재판장 김수학 부장판사)는 ‘통근버스나 적절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개인 차량 이용이 불가피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업무상 재해의 인정 범위를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확대 해석한 것이다.

그간의 법원 판결은 ‘사용자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한 공무원이나 근로자의 교통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자가용 이용 근로자에 대해서는 엇갈린 결론을 내왔다.

재판부는 23일 모 공기업 직원 김아무개(54)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의 회사까지 운행하는 적절한 대중교통수단이 없고 다른 경로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 김씨가 자신의 차로 출근하는 행위는 출근의 방법이기도 하지만 업무의 준비행위로도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3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근무지로 자신의 차를 타고 출근하다가 추돌사고로 다쳤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2007년04월24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