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2018년 1월 27일 2018노동자 건강권 포럼 직장 앞에서 멈춘 촛불 노동의 자화상

  

직장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방법
– <직장갑질119> 의 카톡방에서 일어나는 일들

진행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녹취 정우준 노동건강연대

대담 손님

왕복근 청년행동리빙액트
구교현 평등노동자회
김유경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

전수경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직장갑질119> 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분들이죠? <직장갑질119>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어떻게 이슈를 사회화할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직장갑질119> 오픈채팅방에 들어와 보신 분 계신가요이 카톡방이 1,000명이 정원인데현재 20명 정도 여유가 있다고 합니다오늘 이야기손님으로 모신 분들은 카톡방에서 본인 닉네임을 가지고 상담 스텝으로 활동하는 분들이에요각자 소개해주시고어떤 활동을 하는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왕복근) ‘리빙액트라고 서울 관악 지역에서청년노동 관련된 사안들을 지역에서 이야기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데요저희가 2015년에 심야노동실태조사를 관악구에서 진행했습니다그때 노동건강연대에 여러 가지 자문을 구했는데 그 인연이 돼서 <직장갑질119>에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어요주로 월요일 오전 3시간 상담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상담하다 보면 메일을 보내는 분들이 있어요이메일 답장 보내는 시간비는 시간을 대신 채우는 경우도 있어서 일주일에 5~6시간 정도를 <직장갑질119> 상담에 쓰고 있습니다.

구교현알바노조활동을 하다가 비정규직노조 없는 불안정한 노동자들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직장갑질119>에는 금요일 오전에 카톡방에서 상담하고틈틈이 카톡방을 보고 있습니다.

김유경)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노노모)이 구요어느 날 메일이 한통 왔어요. <직장갑질119> 라는 플랫폼이 떴다자발적으로 참여할 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일이 왔는데 궁금해서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 봤거든요굉장히 충격쏟아져 나오는 말들이 보통 저희가 상담할 때 내용과 전혀 다른 세계가저는 일주일에 세 시간 정도 실시간 채팅상담을 하고방송계갑질119라고 따로 만들어졌는데 거기도 하고 있습니다이메일 상담까지 맡게 돼서 시간을 좀 많이 쓰고 있어요심각한 사안에 처해 있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서 상담하는 경우도 있구요그러다보니 수면이 굉장히 줄어들었어요.

법은 멀고 하소연할 데가 없다

전수경) 1천 명 정도가 와글거리는 카톡방익명의 온라인이고심각한 경우에 이메일 상담을 하는데메일답장은 노무사변호사들이 하고더 필요한 경우 만나서 상담하는 것까지 3단계로 진행되고 있어요대면상담까지 가는 경우는 어려운 결심을 하신 분들이죠노동조합법률원노무사들이 상담을 많이 해왔잖아요노동 상담 자원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거든요전화 받고법률전문가 연결해주는 상담이 그동안에도 많았는데 왜 <직장갑질119>에 사람들이 이렇게 몰릴까요?

구교현생각보다 하소연할 데가 많이 없는 거 같아요대화를 나누면서 보니까 당장 오늘 아침에도어제 밤에 술 많이 먹고 온 부장님이 내 자리에 있는 쓰레기통에 가래침 뱉었다도저히 못 참겠다 어디다 얘기를 하고 싶다검색하다가 <직장갑질119>가 나와서 카톡방에서 들어와서 이야기를 하고 이런 분들이 있어요그런 거시기한 일들을 당했을 때딱히 변호사노무사랑 상담할 일은 아닌 거 같다이런 일이 있을 때 찾아오는 분들이 좀 있고요카톡방에 1천 명 정도가 있어도 모두가 동시에 대화를 하지는 않거든요대화가 일어나다가 끊기기도 하고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정보도 주고피해자가 전문가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구조와는 달라요법률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많지도 않고 이러다보니공감하고 걱정해 주고위로도 하는 관계가 형성되는 게 기존의 노동상담과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유경서초동 법원 옆 식당에서 일하던 분이 폭언을 듣고 해고당한 일이 있어요법률사무소가 많지만 그 분이 찾아가서 상담 받을 곳은 없는 거예요법은 멀고이분이 연세가 많은 분인데도 채팅방에 들어오신 거죠온라인으로 QA 답변 주는 사이트는 많아요부당해고 당했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면 노동위원회 가서 60일 걸립니다’ 자동 답이 나오거든요그런데 채팅방은 어떤 일을 하시냐어떻게 되신 거에요하고 물어요다 사연이 다른 거예요천차만별인데 그에 대해서 답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그게 <직장갑질119>의 특성이다법률적인 면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답을 주는 방이라는 거죠.

왕복근익명성이 갖는 효과가 큰 것 같아요드러나지 않으니까 안도감이 들고과격한 용어도 쓰면서 가감없는 이야기를 하죠보통 일대일 상담하면 편하게 하지 못하거든요여기는 서로 비슷다하이야기하다가 나만 갑질당하는 게 아니구나내가 문제가 있어서 이런 게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는 거죠나도 이런 일을 당했어요 하면서 주루룩 열댓 명이 자기 얘기를 해주면 혼자만 갑질 당하는 게 아니구나동질감 같은 게 형성되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너무 일을 키우는 게 아닐까요?’라는 말도 많이 나와요메일 받아보면 정말 어디서 말할 수 없는 내용인데 말하고 나니 시원하다 하거든요노조가 있는 회사도 있는데노조 찾아가서 얘기 하면 너무 작은 이야기를 크게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요물론 실제로 작은 것도 있어요육아 때문에 출근이 늦어지는데폭언을 듣는다는 거예요이건 심각하다노조에 가서 이야기를 해도 된다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사소하거나 사소하지 않거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거죠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게 법률상담과의 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님도 참 답답하십니다

전수경듣고 계신 분들은 카톡방을 상상하면서 들으면 좋겠다 싶어요사람들끼리 와글거리는 재미공감이 힘이 큰 것 같아요제가 보도자료 때문에 이메일 상담내용을 볼 일이 있었어요답답하다이 정도를 못 챙기나 싶은 것도 있어요그러면 답변하는 노무사님이 님도 참 답답하십니다’ 이렇게 타박도 하면서 친근하게 답장도 보내고 해요정말 답답한 분들 많더라구요해결 안 될 것 같은 일도 너무 많구요남성들은 직장상사가 욕 했어요’ 이러면 그게 임마’ 이런 것도 있어요여성들이 듣는 욕은 이년저년 그 이상의 욕들이 난무해요여성들이 듣는 폭언욕설이 상상을 초월하고 대한민국 직장이 이 정도구나 깜짝 놀랄 일이 많더라고요욕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규직 노동자도 있고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도 많고.
나쁜 사람사업주의 법률 위반만을 가정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거죠특별히 악질적인 경우나 황당한 갑질이 있으면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우리는 보통 자르지 말라계속 일하게 해줘라 싸우잖아요그런데 그만 두고 싶어도그만 둘 수 없는 직장인들그만두려면 손해 끼친 걸 갚아라협박을 한대요무서워서 그만둘 수가 없는 거예요인질처럼 일한다고 할까.

구교현쓰레기통에 가래 뱉은 그 회사는 더 물어봤더니우발적인 일이 아니었던 거예요평소 여직원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난 거죠성희롱 발언 같은 건, ‘어제 밤에 여자들 있는 술집에 갔는데 돈 많이 버는 거 같더라너도 한 번 나가보지 그래’ 이러고주말에 나와서 일 하라고 하고줄줄이 사탕이더라고요하나의 사건이 드러났는데 이면을 보면 이 일도 있고 저 일도 있고.
또 하나는 IT 노동자인데 일하는 곳이 지하래요지하 3층 정도 되는 거 같은데 지하 1, 2층은 주차장이고 사무실이 3층에 있는 거예요창문이 당연히 없죠에어컨이 있는데 고장 났대요한여름에 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가고한 명이 쓰러졌대요그제서야 에어컨을 고쳐줬다고 해요위에 주차장 매연이 엄청날 거잖아요그거 맡으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거죠. IT 노동자가 초과근무 어마어마 하잖아요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다 하니 참 난감했는데전태일 시대 방직공장 같은 얘기죠.
골프장 캐디로 일하는데 골프장에 눈이 많이 내렸나 봐요돈 안주고 제설작업을 캐디한테눈 오면 캐디한테 치우라고 하니까노동부에 신고를 하자고 해서 찾아갔더니 당신들은 노동자가 아니라서 우리가 도와줄 수 없소이런 이야기를 들은 거죠특수고용이라고.
회사에서 매주 등산을 간대요매주정말 매주 등산을 가고 술자리 하고가족이야 이러면서 어울리고도저히 못 가겠다너무 힘들다 하다가산에 갔다가 발목이 다쳤대요발목 다쳐서 말했더니 걸어 다닐 수는 있지산에 가자’ 하더래요결국 갔대요.
어떤 분은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왜 제가 잘려야 됩니까?’ 했더니 풍기문란이라고사내연애를 해서 풍기문란이라고 나가래요이런 일이 일어난 곳은 초과근무 해도 수당은 당연히 없고근로계약서가 불리하게 돼있고연달아 발생하는 거죠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공통된 불만이 있을 거잖아요그거를 모을 수 있는 시도를 해 봐야 하는 거죠.

김유경지금 이 시간카톡방에 올라온 상담을 보면 인민재판이 저희 상담 사례 중에 꽤 있거든요말 그대로 인민재판이에요너는 성과가 나쁘고 일을 못하니까사람들 앞에 세워놓고 하나하나 따지는 거죠너 왜 못했어왜 지각 했어따지고 징계를 받기도 하는데그 자체로 모욕인데 어떤 경우에는 투표를 해서 이 사람을 내보낼까 말까 이런 일도 있고방금 올라온 사례는 파견계약직인데어느 날 빔프로젝터에 여태까지의 성과 이런 거 띄우면서 기습적으로 직원들 다 보는 앞에서이 새끼 저 새끼이 꼬라지로 일을 하냐신입도 너보다는 낫겠다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내고이 일을 당한 분은 충격이 커서 힘들다고 올렸는데이런 식모욕을 주는 사례들이 많이 있어요.
방송갑질 119 채팅방에 들어온 분 닉네임이 상품권1000만원인 거예요심상치 않잖아요? 20년차 카메라 감독인데 4개월치 임금을 상품권으로 받은 거예요두꺼운 상품권 다발을 받아 집에 와서는 이게 도대체 뭔가이 분 이야기는 <한겨레21>에 제보했어요.
가슴 아픈 상황은 대부분 괴롭힘왕따그림자 취급하고밥을 같이 안 먹고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며칠 뒤에 사직서 냈다고 실업급여 받을 수 있냐고 연락이 와요혼자니까도움을 주려고 애를 써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가 많아요.

왕복근월급 150만 원을 받는데수당 없고 기본급만 받아라사장이 폭언욕설개인 일 시키고이 분이 해결할 방안이 없겠죠?’ 하는 거에요사직서를 쓰고 싶다 30분 상담을 하다가월급 150만원이라도 받아야 된다사직서를 쓰면 실업급여를 못 받지 않냐그만둘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서울 사는 분인데저축이 어려워 해놓은 것도 없고하루 12시간 폭언을 들으면서 일을 해도사직서를 2년 동안 넣고 다니면서도 결국 저는 사직서를 못 낼 거 같아요라고그만두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하고실업급여를 받을 방법이 없고이직 준비하는 두세 달을 버틸 수 없는 분들이 많아요실업급여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여성인데 대기업에 다니는데애가 병원 갈 때 한번초등학교 추첨 때 한번 반차를 썼는데승진 심사를 코앞에 두고인사고과 최저점을 받았대요임원이 평소 여성은 안 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노동조합이 있으니까 얘기하면 좋을텐데 여성이라서 겪는 문제다작은 일을 키우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생활이 그런 거지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전수경직장갑질119가 처음부터 동지’, ‘활동가’ 이런 말 대신 부담 없는 용어로 스탭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는데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노동조합이나 노동부가 정해 놓은 상담의 틀에서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가 풀린 거 같거든요정규직/비정규직 담론이 있는데그 틈새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나만의 문제로 쌓아놓고 있던 거라서우리가 만난 직장은 노동문제로 프레임지어 왔던 것과 다른 것 같아요집단적인 노사관계로만 바라보던 세계가 아닌 거죠우리 사회의 직장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로 질문을 옮겨볼까 합니다.

구교현연구대상인데요작은 회사에 직급이 낮고 여성이고입도 뻥긋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죠그런 상황에서 갑질이 계속 쌓이고대한민국이 서열 사회잖아요학교가면 선생님 말 잘 들어야 하고직장 다니면 상사 말씀 잘 들어야 하고원청과 하청하청과 하청도급 사슬로 연결되어 있으니까갑질의 낙수효과라고 해야 하나위로부터 떨어진 갑질이 쭉쭉 밑으로 내려오고최말단에서 당하는 분들이 직장갑질119 문을 두드리는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함부로 쓰고 함부로 버리는 일들도 계속 일어나는 것 같구요.

김유경학교에 들어가면외국처럼 학교에서 단체교섭을 가르치는 정도는 아니라도 최근에는 노동법 교육이 좀 이루어지는 편이거든요하지만 노동 자체에 대해서 얘기 하거나 고민을 해볼 기회가 없이 학교를 다니고 남성들은 군대에 가겠죠상명하복 조직에 있다가 나와서 취준생으로 한 3-4년 있다가 엄청난 경쟁을 뚫고서 간신히 직장에 들어가면빠릿한 신입사원으로서 시키는 거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방송계 쪽에서는 막내 작라는 표현을 쓰지 말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막내라는 말을 쓰는 순간부터 만능맨이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뭘 시키든 다 해야 하고 갑질은 항상 겪고그렇게 고생스러운 초년기를 거치고 나서 힘들게 승진을 해서 올라간다고 하면 그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할지는 예상이 되는 거죠똑같이이런 구조들이 반복되고 있고그 와중에 성과주의가 버무려지니까동료끼리 경쟁대상이고.

왕복근상사한테 바른 말해서 부당전보를 당하고 그림자 취급을 받는 분이 있었는데이거를 하소연 할 데가 없으니까 가족에게 먼저 말을 했나 봐요아버지가 딱 이렇게 말씀했다고 해요. ‘사회생활은 원래 그런 거야너가 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고상사 말을 잘 듣지 그랬어’ 갑질은 사회생활이다사회생활을 하면 다 겪는 건데 왜 그렇게 민감하게 구니너가 잘하지 그랬어 라는 말을 주변 사람들한테 굉장히 많이 듣고 있고가족들 사이에서도 그런 말을 쉽게 듣는 상황이예요. ‘갑질 사회생활’ 로 보니까이 분위기가 만들어 낸 효과들이 있어요사회가 이런 줄 몰랐어요 하는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주변에 이야기하면 야 나도 그래’ 이런대요이 방은 억울하겠네요’ 라고 해 주죠갑질이 사회생활의 당연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부분들이 있는 거죠.
저는 하급자에게 갑질을 당하는 상사입니다’ 하고 들어오는 분들이 있어요이야기하는 맥락을 보면 좀 다른 점이 있는데저는 회사를 위해서제가 회사와 하급자 사이에 중간 관리자로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우리 입장도 좀 고민해 달라이런 얘기를 굉장히 하더라구요본인과 회사를 일체화 시키거나 회사를 인격체처럼 생각해서 공감을 하는 거예요별 걱정을 안 해도 될 회사인데 친구 일처럼 걱정을 하면서 제가 이렇게 하면 회사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회사는 어떻게 하죠?’ 종일 회사에 끼여서 살아가잖아요회사를 자기와 동일시하는신입사원부터 관리직까지 다 몸에 배서명분이 되는 거죠내 갑질은 회사를 위한 거야회사가 돌아가려면 이렇게 해야 해.

카톡방도 모두가 들어오기 편한 건 아냐

전수경상담에 등장하는 않는 분들이 건설현장이나 공장에 계신 분들이에요카톡방에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사실은 카톡방 들어오는 것도 쉬운 게 아니구요퇴근해서 여기 계속 서식하는 분들도 피곤함을 물리쳐 가면서 밤에 여기서 서로 이야기 나누고 출근하고 하더라구요얼마 전에 공단 지역에도 플래카드를 걸어보고 상담을 받아보자거기는 파견이 워낙 많으니까 파견과 관련해서 조금 더 상담을 받아보자 이렇게 하고 있는데 그 결과를 좀 봐야할 것 같아요.
힘이 없는 사람한테 권리주장을 하라고 하는 노동법 교육안전교육이런 거 시켜서 뭐할까왜 대들지 않았냐왜 당하고만 있었냐이렇게 말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인가물론 몰라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요인권교육노동법교육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했지만바뀌어야 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 아닐까요.

왕복근) ‘지르고 나올까요조용히 사퇴서를 쓸까요?’ 뭔가 저지르고는 싶은데 이걸 어떻게 저지르지이런 고민을 하는 분이그냥 부서 안에서 혼자 저지르는 것보다는 노조가 있으니까가는 것이 방법이다 이야기했어요이 분은 조용히 나갈까 시끄럽게 나갈까 고민하는 상황에서문제제기를 할 거면 노조를 통해서 세게 하는 게 좋겠다조용히 나가시면 뒤에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혼자 이상한혼자 억울해서 난리치다가 나가는 것처럼 하지 말고고민을 해보는 게 좋겠다 말씀드렸죠.

전수경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상담을 요청했다가 직장갑질119에 연락해 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연락해온 분도 있어요노동법이나 근로감독관으로 해결하기 어려운데노동청에 갔다가 오는 분도 있고국가인권위원회도 직장갑질119를 반가워하는데그 이유가 진정 건은 되지 않으면서 인권침해는 맞고이런 거는 법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거예요노동부에서는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부분에서 계속 이렇게 사례가 모여야 사업장에 개입할 수 있는 매개가 되기도 합니다이 활동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남길 것인가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요.

노조를 만들기 어려운 사람들돌아가는 길다른 길도 찾아보자

구교현직장갑질119 하면서 예전에 알바노조 활동 할 때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요소규모 사업장에 소수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지금도 노조를 만들 수 있고 만들어서 교섭 요구하는 절차가 있지만 작동하지 않잖아요직장갑질119 활동의 경험과 고민이 이런현재 노조를 만들 수 없는그러나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지금으로서는 노조를 만드세요’ 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안 될까노조를 만들어야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노조를 만들어야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건데다른 수단이를테면 법률용어에 대항권이라는 개념이 있잖아요건물주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구한다든가이런 대항권 개념개별노동자들이 대항할 수 있는 수단노조가 없더라도 교섭에 준하는 절차를 요구한다든지노조가 없어도 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안 되면 제 3의 기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든지카톡방 보면서 익명 신고제도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거든요드러나면 불이익 받을게 뻔하니까 제보를 못하잖아요익명으로 신고하는 제도, 3자가 신고할 수 있는 제도국가인권위원회는 제3자 진정이 가능하잖아요기존의 노동조합이나 직장갑질119 같은 단체도 그런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노동자가 최소한의 수준으로 저항할 수 있어야 노조가 필요하구나할 수 있고요.
전에 독일 서비스노조 활동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저희가 맥도날드 알바노동자 조직하는 사업을 알바노조에 하면서 물어보니까 독일은 모든 사업장마다 정례 교섭을 의무적으로 하는 제도가 있대요노조가 있든 없든모든 맥도날드 매장에서 노동자들의 고충을 정기적으로 접수하고 처리하는 절차가 있고 그 절차에 노조가 개입할 수 있다노조가 없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노조에 도움을 청하면 자문해 주고노조를 경험하게 되고매장에서 노조를 만드는 사례도 나오고그래서 노조로 가기 위한 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고 그런 힘이 있어야 수평적이고 평등하게갑질을 안 주고 안 받는 아름다운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전수경노동운동이 사회적 역할을 못하고 있는 사이에 직장갑질119가 잠시 대체한다고 생각하고더 많은 민주주의 교육더 많은 인권의식 확산이 같이 간다면 해결될 문제도 있겠죠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노동조합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고기업별 노조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닌 방식이 되면지금 카톡방에 들어와 있는 많은 분들에게 노사정 또는 노정 교섭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개별노동자들이 가진 어려움을 계속 끌어안은 채로 네트워크가 가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이기 때문에양대 노총노동부국가인권위 등은 이 상황을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본인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민주노총에 속한 대기업이나 기업별 노조이런 곳에서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나아갈 길에 대해서 성찰했으면 좋겠다이런 생각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