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재해 최악의 기업에 ‘현대건설’
최악의 기업 9개 중 8개가 대형 건설사…‘건설협회’에 ‘최악의 협회상’ 수여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2007년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에 지난 한 해 동안 10명의 노동자의 사망재해를 낸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가 26일 정오 서울시 논현동 건설협회회관 앞에서 ‘2007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 발표 및 최악의 기업상 수여식’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사진>
이날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2006년 사고성 사망재해 노동부 통계를 바탕으로 사망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집계한 결과, 1위에는 모두 8건의 사고가 발생, 노동자 10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힐스테이트’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운 현대건설이 차지했다.<표 참조>
공동 2위에는 대림산업과 SK건설(각각 사망자 8명), 공동 4위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각각 사망자 7명), 공동 6위에는 롯데건설, 풍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중공업(각각 사망자 6명)이 뒤를 이었다. 2위를 차지한 GS건설과 4위를 차지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에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기업으로 2년 연속 오명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하청기업에서 발생한 사망재해는 원청기업으로 귀속시켜 집계한 것이다.
또한 단일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기업은 에이스종합건설이 차지했다. 에이스종합건설은 서울시 문래동 에이스하이테크 신축공사에서 붕괴사고로 노동자 4명이 희생된 바 있다.
이같이 사망재해 다발사업장 9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건설사가 차지하면서 건설노동자 사망재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에 따라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는 이들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들이 가입해 있는 대한건설협회에 대해 ‘사망재해 최악의 협회상’을 수여했다.
이날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는 “한국의 ‘산재 왕국’으로 노동부의 공식통계로도 지난해 2천454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며 “특히 건설업 단일 업종에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가 542명(전체 사고사망자의 41%)으로 이번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 명단에는 8개의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들이 1~6위까지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대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며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지만 정작 윤리적 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번지르르한 이미지만 만들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들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부터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 명단 발표는 지난해 양대노총, 민주노동당,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발표되는 것이다.
2007년04월27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