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한화 폭발사고 유가족 기자회견
– 9개월 만에 또 3명 사망, 이번에도 죽음을 방치할 것인가?
지난 2017년 5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산재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OECD 중 가장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또 다시 동일한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대전에 있는 한화 공장에서 지난 2월 14일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3명의 청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였습니다. 5살의 딸을 둔 31세의 청년노동자, 출근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24살 청년의 목숨과 꿈은 사라지고, 가족은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노동자가 행복한 나라 맞습니까? 3명의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한화 대전공장은 작년 5월 29일 5명의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사망한 장소입니다. 1년간 같은 공장에서 8명의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이번에도 죽음을 방치할 것입니까?
오늘 한화 폭발사고 유가족은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제대로 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화 폭발사고는 노동자 개인의 죽음을 넘어서, 대기업이 만연한 후진적 안전관리와 5명의 노동자 사망이라는 큰 아픔을 겪고도 위험을 방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작년 사고 이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으로 486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되었습니다. 특별근로감독에서 “근로자 안전·보건 총괄관리가 부재함”이라고 지적되었음에도 또 3명의 노동자 아니 우리 가족이 죽었습니다. 가장 큰 이윤을 얻지만 이윤을 위해 모든 ‘을’을 희생시키는 대기업의 파렴치한 행위를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9개월 만에 또 반복된 이번 참사는 엄연한 한화의 ‘범죄행위’입니다. 사고는 ‘안전 불감’이라는 행위자가 모호한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투자를 하면 위험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면서 ‘안전 불감’이라는 용어로 사고를 설명하는 것은 범죄를 눈감아주는 것입니다. 유가족들은 이 사고를 명백하게 한화에 의한 살인방조, 사회적 타살로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사고 공장이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사고가 난지 2주가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사고 현장의 CCTV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 가능하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태안화력에서 사망한 고 김용균님의 어머님을 만나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 과정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또 관계부처는 산재사고사망 절반 줄이기,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과 약속은 현대제철, NI스틸, 한화의 공장에서 무력합니다. 또 다시 사람이 죽었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유가족은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유가족은 한화폭발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안전조치 개선 실시 이후, 노동자와 유가족, 관계기관 및 사회적 검증 후에 작업재개를 실시하라.
하나
방위사업청, 고용노동부, 대전시는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작업현장 위험성 평가를 매년 2회 제대로 실시하라.
하나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와 안전조치 개선에 유가족과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와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라.
하나
연이은 사고에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고용노동부 장관과 방위산업청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하나
9개월 간 8명의 노동자를 죽인 한화 김승연 회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유족 면담 실시하라.
하나
사고의 책임자를 엄격하게 처벌하라.
하나
대통령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라.
2019년 2월 26일
한화폭발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김종대의원실·노동건강연대·민주노총 대전본부·정의당 대전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