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살인자’ 석면, 지하철·학교 등 ‘비상’!
입력시각 : 2007-05-22 19:00 목록보기 인쇄하기
[앵커멘트]
건축자재로 많이 쓰이는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잘알려져 있어 오는 2009년 부터는 사용이 전면 금지됩니다.
그러나 이미 지하철역이나 학교 등 많은 공공시설물에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이 사용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지순한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다중이용시설인 서울지하철의 승강장 내부 자재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돼 충격을 줬습니다.
서울지하철 1~4호선 117개 역 가운데 무려 102개 역사에 석면이 함유된 내부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하철 역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
때문에 석면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서병성,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과장]
“석면은 폐암이나 악성종피종, 소화기 암, 난소암, 유방암 등 심각한 암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위험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태가 심각하자 정부가 지하철 역에 어떤 석면이 얼마만큼 사용됐는지를 조사해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지하철 역 가운데 처음으로 ‘석면지도’가 제작된 방배역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된 곳은 일반인들이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강장의 천장.
분석을 위해 채취한 35개 시료 모두에서 석면이 검출된데다, 석면의 비산 가능성까지 아주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밖에 근로자들이 일하는 매표실 등의 천장과 바닥재에서도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김병옥, 노동부 산업보건환경팀장]
“우선 빠른 시일내에 부분보수 등 응급조치를 해 근로자와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내년 1월부터 방배 역사를 폐쇄하고 본격적인 석면 철거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 개 역사 당 3억에서 10억 가까이 드는 철거 비용과 역사 폐쇄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값이 싼 반면 단열효과는 뛰어나 과거 건축물 등에 마구잡이로 사용된 석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건축물의 96%에 석면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임상혁, 원진노동환경연구소 소장]
“예전에는 석면을 제조하는 근로자들이 문제였지만 이제는 그 석면이 사용된 시설물들에 살거나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가 건강상에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석면의 전면 사용 규제는 오는 2009년쯤에나 이뤄질 전망입니다.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의 잠복기는 2~30년!
때문에 지하철 역 뿐만아니라 학교 등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시설에 대한 대책 마련 역시 시급한 실정입니다.
YTN 지순한[shch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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