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야간작업 도중 건설노동자 추락사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이용한 인양작업 위험성 지적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 2007년06월11일 18시59분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의 총파업 요구사항인 타워크레인 건설기계 등록 문제와 더불어, 최근 잇단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로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오전 0시 30분경 서울 구로동 모 건설 아파트형 공장 신축공사장 7층에서 야간작업 중이던 건설노동자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50여 미터 아래로 떨어진 두 사람 중 이모 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현모 씨는 크게 다쳤다. 시공사 측은 건물 밖에서 인부들을 지탱해 주던 지지대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 지난 2일 울산 야음동 L현장에서 거푸집 해체 인양작업 도중 끊어져 수십미터 아래 현장 바닥으로 떨어진 타워크레인 지브(상판부분) [출처 : 전국건설노동조합]

이같은 사고는 지난 4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노동조합 몰래 야간 작업을 강행하다 일어난 것으로, 어두운 현장에서 무리하게 타워크레인 설치 준비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사고를 당한 두 노동자가 거푸집 해체작업 도중 거푸집과 함께 떨어졌다며 “노조는 그간 거푸집 해체작업의 위험성을 수없이 제기해 왔고, 지난 달 25일 총파업 출정식 이후로는 ‘산업안전기준에관한규칙’에 따라 타워크레인을 이용한 불법 거푸집 인양을 전면 거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건설사 현장측이 ‘산업안전기준에관한규칙’을 위반하면서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관계 당국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측은 유가족들에게 사과와 더불어 합당한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그간 건설현장은 공기단축을 이유로 안전장치 없이 현장 관행처럼 거푸집 인양작업을 지시해 왔으며, 이는 와이어 몇 가닥으로 지탱하는 타워크레인으로 건물에서 분리돼 떨어지는 수 톤에 달하는 거푸집을 공중에서 낚아채듯 인양하는 위험한 작업이었다는 것이다. 거푸집 해체 인양작업 중 사고는 지난 2일 울산 야음동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한편,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는 법정 노동시간 준수와 타워크레인 건설기계 등록 및 관리 검사체계 일원화를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8일째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