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중 교통사고와 산재 보상
2009-06-17 오후 12:42:47 게재
회사에서 제공하는 통근 버스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을 받아 산업 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버스가 아닌 일반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업무상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를 의미하고, 출근 중이거나 퇴근 중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와 관련이 있으면 업무상 재해가 된다. 퇴근 후 회식을 하고 노래방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는지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퇴근 후에 노래방에 갔다가 사고를 당하였어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 중에는 출퇴근 중 교통사고나 퇴근 후 노래방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본 것들이 많이 있다.
회사의 바이어 접대를 겸한 직원 회식에 참석하여 과음하여 만취 상태에 이른 근로자가 귀가하던 중 지하철 승강장에서 달리는 지하철에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당한 경우, 회사의 송년회를 겸한 회식에 참석한 근로자가 2차 회식 장소인 노래방에서 사업주가 계산을 마치고 귀가한 후 동료를 찾기 위해 노래방 밖으로 나갔다가 노래방 앞 도로에 쓰러져 뒷머리를 다쳐 사망한 경우, 회사의 긴요한 업무상 필요 때문에 심야까지 근무한 후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워 승용차를 이용하여 퇴근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똑같은 출퇴근 중의 사고임에도 어떤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보고 어떤 경우에는 관련이 없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회사에서 제공하는 통근 버스를 타거나, 회사 사업주가 동석한 자리에서 회식을 하는 것만이 업무의 연속은 아니다. 놀다가 심야에 퇴근하는 것과 업무를 위하여 야근을 하였기 때문에 심야에 퇴근하는 것은 다르다. 심야에 퇴근한 이유가 과중한 업무 때문이었다면 일반 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때에는 퇴근 방법과 경로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사업주인 회사의 객관적 지배․관리 아래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노래방에서 나온 후에 넘어져 사고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회사 업무를 위하여 회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을 간 것이라면 그 이후의 사고는 이러한 회식, 음주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재구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