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공포 ‘돌연사’ 급증

제주일보 | 기사입력 2007-06-16 00:03

과도한 업무 ·실적경쟁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량, 실적경쟁, 불규칙한 수면 등으로 스트레스와 과로에 파묻힌 직장인들의 생명을 단숨에 앗아가는 돌연사가 급증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 직장인들의 갑작스런 죽음, 돌연사의 원인은 대개 뇌졸중, 심근경색증, 협심증, 고혈압 등 뇌.심혈관계 질환에 기인하며 제주지역도 위험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산업안전공단 제주지도원(원장 이덕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만 4345곳의 사업장에서 발생한 업무상 질병재해자는 모두 66명이다.

업무상 질병재해자 66명 중 23%인 15명(남11 ·여4)은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재해자로 인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4명은 사망했다.

2005년 도내 사업장에서 업무상 뇌 ·심혈관계 질환자는 3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5명이 발생해 무려 다섯 배나 급증했다.

직장인들의 돌연사를 불어오는 뇌 ·심혈관계 재해자가 급증한데 대해 산업안전공단 제주지도원은 고용 불안 속에 경쟁은 심화되면서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고 아울러 잦은 회식으로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업무환경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제주지도원은 또 사업장에서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운동기능이 부족한 가운데 동물성고지방섭취와 과음 및 흡연 등 잘못된 습관도 뇌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생산직 근로자와 달리 사무직들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수 없어 ‘업무상 질병재해자’로 인정받기가 더 까다롭다는 데 있다.

이덕재 원장은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인들은 근무시간이 늘어난 데 비해 업무강도가 더 높아졌다”며 “사업주들은 근로자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과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뇌 ·심혈관질환의 가장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과도한 경쟁과 업무를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 사업장에서 질병이 아닌 사고로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745명으로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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