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 단식 36일, 고공농성 29일차,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권고 촉구 기자회견문
폭력, 괴롭힘, 불이익, 해고 등
노조설립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실태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라!
강남역 사거리 CCTV 철탑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20 여년 전에 해고된 늙은 해고노동자 김용희님이 철탑위에서 “해고자 복직과 명예회복”, “이재용 구속”을 바라며 밥을 굶고 농성 중에 있습니다. 해고자의 절규에 대하여 삼성은 아직까지 아무런 미동도 없습니다.
김용희 님의 단식 36일차, 고공농성 29일차가 되는 7월 8일 오늘, 60여 시민사회단체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왔습니다. 삼성그룹은 1938년 창립 이래 현재까지 80년 동안 헌법에 반하는 무노조경영을 유지해 왔습니다. 무노조경영 하에 삼성이 저질러왔던 인권침해, 노동자 탄압은 그 행태가 너무도 잔인했습니다.
삼성의 무노조경영 노동탄압은 기업이 독자적으로 행한 것이 아니라 바로 경찰, 노동부, 사법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벌어졌습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시계, 삼성SDI, 에버랜드 등 삼성계열사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일하고자 노동조합 설립을 시도하면 삼성그룹 수뇌부(이병철, 이건희, 이재용 등 재벌총수 일가의 직속기구인 과거 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실)는 노조를 와해시키려 매뉴얼대로 미행, 감시, 격리, 인사상 불이익, 해고 등 많은 부당노동행위 인권침해를 벌여왔습니다. 특히 80~90년대는 삼성의 노조와해 수법이 너무도 잔인했습니다. 노조를 만들려는 노동자들을 납치하고, 흉기로 머리를 때리고, 포승줄로 묶어 폭행하고, 안기부로 끌고가 협박하고, 가족들을 협박하고 괴롭히고, 금품으로 회유하고, 해외사업장으로 격리시키고 경찰과 사업부가 동원되어 구속하고, 성폭력 등 끔찍한 사건을 조작하여 해고하였음에도 노동자들은 결국 대한민국 법과 제도로 구제받지 못했고 평생을 트라우마 속에 살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이 동원되어 벌어졌던 이러한 삼성의 야만적인 무노조경영 노동탄압 인권침해는 반드시 한국 현대사에 제대로 기록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가가 제대로 기록, 조사하여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016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촛불항쟁을 일으키고 부패한 정치권력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하였고, 박근혜 에게 뇌물을 준 재벌 대기업 오너들을 함께 심판하였습니다. 그 결과 박근혜는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불법 경영승계 자금을 만들기 위해 계열사를 마구 인수/합병/분할하고,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대고, 뇌물액수와 방식에 있어서도 가장 큰 부패를 저질렀던 삼성그룹의 3대 부정 세습자 이재용 부회장은 집행유예 판정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현재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대통령 문재인과 현 정부는 범죄자 이재용과의 선긋기를 하지 않고 이재용의 사업경영을 독려하는 등 죄를 면제해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삼성시계와 삼성물산에서 해고된 노동자 김용희는 강남역 사거리의 CCTV 철탑(교통관제탑) 위에 올라가 30일이 넘도록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철탑 아래로는 “국정농단 범죄자 이재용을 구속 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있습니다. 김용희님은 80~90년대 삼성의 노조설립과정에서 겪었던 결코 잊을 수 없는 극심한 인권침해의 트라우마로 인해 지금까지도 큰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오는 7월 10일이면 60세 정년이 도래한다며 그 전에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지만, 삼성은 대화도 거부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김용희님은 삼성 무노조경영의 대표적인 피해자입니다. 또한 김용희 님에게 매일 하루 한통의 물을 올려주고 살아 내려올 수 있도록 돌봐주며 땅에서 천막농성 중인 이재용 삼성중공업 해고자 또한 무노조경영의 피해자입니다. 이재용 님의 경우는 2013년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운동자로 선정되었고, 그 결과 해당 위원회에서는 삼성중공업에 원직 복직을 권고하였으나 삼성중공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복직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두 늙은 해고자가 삼성을 향해 ‘부당해고, 인권침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부당해고에 대한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은, 정년 전에 마지막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뜻이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정의감에서 비롯된 행위입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삼성 현지 공장의 노동탄압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삼성은 한국에서의 수법 그대로 해외에서 국가기관을 동원해 무노조 경영을 관철시키고 노조를 와해시키고 해고 및 심각한 인권 침해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도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며 ‘문제사원’을 색출하고, 소셜미디어까지 통제하며, 어용노조를 만들어 탄압했습니다. 독일, 헝가리, 타이, 말레이시아에서도 노조파괴공작을 벌였습니다. 노조설립과 운영과정에서 벌어진 삼성 기업의 폭력, 인권침해 만행은 국가 공권력이 결탁되었고,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국외로 암처럼 번졌습니다. 한국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극렬한 인권침해행위가 무시되고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정인들을 포함한 60여 시민사회단체들은 삼성의 노조설립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제대로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권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기업의 노조활동 방해 인권침해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재벌기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회사경비대 등 사측이 집단적 폭행을 자행하여 노동자들이 골절, 상해 등 피해를 입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경찰은 회사 내 일이라며 폭력에 대해 방관, 방조하고만 있습니다. 이러한 야만적 폭행, 인권침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헌법상 권리인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야 합니다. 철저히 조사하고 제도개선 권고를 촉구합니다.
2019.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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