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제>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추모제를 합니다. 매년 2천명이 넘게 죽는 노동자들을 추모합니다.
왜 이맘때냐고요?
1988년 7월 2일에 15세 소년이 세상을 떠납니다.
온도계 공장에서 일 하던 문송면 군이었어요. 서산 사람이 영등포로 올라왔죠. 공장일을 하며 야간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일 한지 한달 반만에 몸이 안좋아졌어요. 병원에선 감기라 하니 치료를 받았으나 좋아지지 않자, 입사한지 2달 만에 휴직계를 내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고향에서의 전신발작 이후 한약방, 외과, 고려대 구로병원 등을 전전했지만 이렇다 할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가족들은 절망과 함께 산더미처럼 부푼 치료비만을 떠안게 되죠. 이유도 없이 죽어가고 있는 송면이를 안타깝게 바라만 보던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서울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게 합니다. 거기서 박희순 의사를 만나 소변과 피를 받아 중금속 검사를 하게 되는데, 결과는 수은 중독. 회사와 노동부의 억지 주장과 횡포로 직업병 요양 신청은 반려 되었고, 서울대학병원이 산재지정 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사의 지정인 한강성심병원의 진단서를 요구하는 등 산재를 의도적으로 은폐했습니다.
문송면군의 죽음으로 인한 싸움이 한국 최초의 직업병 사건 투쟁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일 즈음이 추모제의 날이 되었습니다.
매년 돌아가시는 분들의 이름을 다 알지 못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분들의 죽음을 우리 사회는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앞으로의 죽음을 막기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