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개합니다”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남준규

 

안녕하세요. 남준규 활동가입니다. 노동건강연대에서 활동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일전에 보냈던 메일링에서도 언급했지만, 노동건강연대와의 인연은 노동자의 벗(노벗, 수습 노무사들의 노동인권활동 모임) 준비팀을 하면서부터입니다. 2018년 12월, 태안에 고 김용균님 사건으로 인권실태조사 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갔었는데 이를 계기로 노벗에서 기업살인법 기획 강연 프로그램 담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산업안전보건법과 기업살인법 그리고 노동자 건강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저를 소개하는 글을 쓰게 된 것은, 이번에 함께 들어온 활동가들과 이상윤 대표가 ‘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책과 사회·정치, 경제, 노동 이슈로 정세토론을 하는 것으로 신입 활동가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글로 남겨보자고 하여 시작한 것을, 홈페이지 개편과 더불어 이를 확장하여 사무국 활동가들의 활동과 느낀 점을 ‘활동가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써보자고 하여 쓰게 된 것입니다.

노동건강연대에 와서 두 달 동안 주로 한 일은 노벗 때부터 같이 작업하던 ‘청년노동서바이벌 –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과 ‘LOVE YOURSELF – 아프지 않고 일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이 책들을 다듬고 완성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지금껏 해본 적 없던 책 편집 작업을 하려니 속도도 더디고, 모니터를 계속 보니 목이 아파서 목베개까지 동원했습니다. 그래도 결과물을 실물로 보니 뿌듯했습니다. 요즘은 두 책으로 찾아가는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안과 대본을 만들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평소,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글은 계속 남는다고 생각해서 말하거나 글 쓰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어떤 것에 대해 쉽게 확신하지 못하는 성격과 어떤 것을 주장하거나 설명하기 위해 ‘일반화’하는 것에 훈련이 덜 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글발도 말발도 별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듣거나 보는 것만 할 수 없게끔, 말하고 쓰는 것이 업인 활동가가 돼버린 것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활동가의 편지’처럼 의견을 표현하고 소감을 풀어내는 것이 아직 서툴고 낯간지럽습니다. 그리고 활동가로서의 관점과 감각을 익혀가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그러나 이상윤 대표와  하는 세미나, 여러 토론회, 기자회견 참석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또, 이번 10월 5일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희망버스 연대를 갔을 때는 발언도 했습니다. 떨리고 쑥스러웠지만, 발언을 끝마치고 나니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찾아가는 산업안전보건법 강의를 반복하고, 사건과 현장을 겪다 보면 톨게이트 투쟁 속에서 성장하는 노동자처럼 언젠가는 괜찮은 활동가가 될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성장보다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번 ‘활동가의 편지’ 차례에는 한 뼘 더 성장해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