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소서 내뿜는 유해물질이 주범?
대전일보 | 기사입력 2007-07-01 23:33
서천군 장항읍 제련소 인근 장암리와 송림리 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과 ‘농산물 중금속’ 문제가 갑자기 수면위로 부각된 것은 L사가 업종전환을 모색하다 ‘자동차 잔재물 소각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부터다.
L사는 지난 2004년 11월 폐자동차 잔재물 소각공정 설립을 위해 서천군에 설립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군은 환경호르몬 발생으로 인한 질병 유발 및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등이 예상된다면서 불허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L사측은 2005년 2월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이어 지난달 15일 대법원에서 서천군의 상소를 기각하자 주민들이 “수십년동안 제련소에서 뿜어낸 매연으로 암환자가 늘고 인근지역의 농수산물과 토양도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됐다”며 “또다시 다이옥신을 배출시키는 폐자동차 소각을 시작하면 장암리는 죽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며 저지투쟁에 나서게 된 것.
이들은 또 “서천군이 미온적인 대응으로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것”이라며 “폐차동차 소각사업에 앞서 그동안 장항제련소로 인해 오염된 장암리에 대한 구체적인 역학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 뒤 환경생태를 즉각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제련소 인근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문제가 수면위로 부각됐다.
주민들은 “수십 년 간 제련소 굴뚝에서 뿜어져 나온 유해물질로 인한 중금속 오염으로 장암리 주민들이 하나 둘씩 암으로 고통 받으며 죽어간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장암리· 송림리 주민들은 “최근 2-3년 사이 마을 주민 20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했거나 투병중”이라며 그 원인이 70여년 간 장항제련소에서 뿜어져 나온 유해물질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예전에 장암리에 속했던 송림리 주민 10여명도 암에 걸려 모두 사망하는 등 그간 50여명이 넘는 마을주민들이 각종 암에 걸려 고통을 받아왔다는 게 제련소 인근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토양오염 결과와 주민들 질병 사실을 바탕으로 ‘의료조사단 파견 및 주민 건강검진” 실시와 ‘토양오염과 암 발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여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와 국회,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 서천군 등에 진정서도 제출했다.
이에 대해 L사측은 “주민들의 주장은 지난 행정소송 당시에도 제기된 문제로 법정에서 조차 기각당한 내용으로 제련소 유해물질로 인해 암 발병이 많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연순·송영훈·봉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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