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법 개정안 법사위서 돌연 보류
28일 상정 예정 불구 안상수 위원장 “빼라”…석연치 않은 법사위의 행보에 노동계 반발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한나라당)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갑자기 안건에서 제외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와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2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체회의에서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돌연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상정시키지 않은 것.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국회 법사위 행정실 관계자는 “당초 안건으로 상정시키기로 했는데 갑자기 위원장이 오늘 안건에서 빼라고 했다”며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역시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이유에서 법사위원장이 빼라고 지시했는지 우리도 모른다”며 “이번 국회에서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정기국회로 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석연치 않은 법사위 결정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법안 보류를 주도한 한나라당이 여권에 정치적 공세를 가하기 위해 정부안을 볼모로 삼는 게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이 법안을 반대했던 일부 경영계가 한나라당을 압박한 게 아니냐는 해석 등이 나오고 있다.
전자의 경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연금법, 로스쿨법 등 중요한 민생법안이 사학법에 발목잡혀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법사위에 올라온 정부법인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돌연 보유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산재보험법 개정안에서 대형종합병원의 당연지정제에 대해 일부 경영계가 반발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조건부 통과시킨 배경이 있는데 이런 입장이 한나라당에 전달된 게 아니냐는 해석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석연치 않은 법사위 결정에 대해 노동계도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은 이번 법안이 정부 발의이긴 하지만 지난해말 노사정이 어렵게 합의해서 만든 법안이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결정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 납득할만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법사위는 28일 오후 6시 현재 29일 전체회의 안건에도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안상수 위원장실 한 관계자는 “행정실로 물어보라”며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2007년06월29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