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로 울산공장 황산가스 누출, ‘올해만 5번째’
노조 “무리한 인원감축이 부른 사고”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나일론섬유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에 쓰이는 카프로락탐(Caprolactam)을 생산하는 (주)카프로에서 황산가스 유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카프로노조(위원장 황대봉)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40분께 울산시 남구 부곡동 석유화학공단에 있는 카프로의 황산 생산공장에서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가동이 즉시 중단됐고, 노동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올해만 벌써 5번째다.
공장 관계자는 “파이프 이음새에 바늘구멍만한 틈이 생겨 소량의 황산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행히 누출된 가스량이 적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량의 황산가스에 노출되면 노출 부위에 화상을 입게 된다. 가스를 흡입할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카프로노조는 “안전 불감증이 부른 사고”라며 “올해만 같은 장소에서 다섯 번째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가스 유출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회사 측은 사고 감추기에 급급하다”며 “앞서 발생한 네 번의 사고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출사고는 주로 황산가스가 쇠파이프를 녹이면서 발생했다. 사고 발생 사실이 일찍 발견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지역 ‘오염사고’로 이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직접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오염사고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고 묻혀버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인원 감축이 이번 사고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황대봉 노조 위원장은 “기존에는 두 사람이 1·2공장의 안전점검을 각각 진행했는데, 지난 4월부터 점검 관리자가 한사람으로 줄었다”며 “회사가 무리하게 인원을 줄여 발생한 사고”라고 말했다.
2007년07월03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