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스트레스로 골병 드는 병원 노동자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세미나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인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규정한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발생 위험율이 가장 높은 10대 직중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4년 경북대 간호사 등 31명이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 판정을 받는 등 ‘병원 노동자들의 골병’은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40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3일 개최한 ‘직업관련성 근골격계질환 예방’ 토론회에서는 보건의료산업 종사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과 관리대책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정혜선 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병원 내에서도 특히 대부분 장시간 서서 일하는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환자를 향해 상체를 구부리거나, 환자를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으로,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발생위험이 클 뿐 아니라 최근 의료기관에서 처방전달체계(OCS) 등 정보화시스템이 보편화됨에 따라 컴퓨터 작업과 같은 단순반복작업의 업무량이 증가해 근골격계질환 발생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병원은 환자 중심의 작업공간과 여성중심 사업장의 특성, 3교대 근무 등의 요인으로 근골격계 질환 예방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특히 정 교수는 “병원 내에서 대인관계 갈등, 환자에 대한 책임, 교대근무 등으로 발생하는 과중한 업무와 높은 직무스트레스는 직무만족도를 저하시키고 근골격계질환 발생의 위험수준을 증가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1개 병원 간호사 전원을 대상으로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휴식시간이 없는 경우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업무강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 △전문직으로서의 역할갈등이 있는 경우 △부적절한 대우와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즉 개인적인 요인보다 업무적 요인이나 심리적 요인이 근골격계질환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한편, 2002년 노동부에서 실시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점검결과에 따르면 점검대상 총 492개소 중 96.1%인 473개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 병원의 근무환경과 병원 직원들의 안전보건관리가 매우 취약함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007년07월05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