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로 인한 근로손실일수, 노사분규의 81배
2005년도 산재 손실액 15조 넘어 … “산재예방 사업 검토해야”

김미영 기자/매일노동뉴스

지난 2005년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보다 무려 8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3일 서울 COEX에서 열린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안전정책 전략’ 세미나에서 노동연구원 윤조덕 선임연구위원은 “2005년도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691억8만8천일로, 같은 기간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 84만8천일의 81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표 참조>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2005년 산업재해 손실액은 15조1천288억원으로 노사분규손실액(1조2천898억원+수출차질액 829백만 달러)에 10배가 넘는다.

윤조덕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장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차원의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는 반면, 대형사고 외에는 산업재해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피용자 1천명당 산업재해 근로손실일수는 3천374일로 대만(850일)의 4배, 싱가포르(72일)의 46배, 프랑스(1천285일)보다 2.6배나 높아 기업의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저해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재예방을 위한 국가차원의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산재예방 투자 비용을 점차 늘려왔지만 이에 따른 산재감소 효과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산재예방 사업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시급하다고 윤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정부는 산재보험(세출예산총액)의 5% 수준이던 산재예방 투자비용을 지난 2004년 법 개정을 통해 8%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산재예방기금으로 2천674억(7.9%)이 책정되었으나 산재사망자 수는 2004년 2만825명에서 2005년 2만493명으로 다소 줄었을 뿐 산재재해자 수는 2004년 3만3천899명에서 2005년 3만6천973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때문에 산재보험료율 역시 점차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2002년도 임금총액의 1.33%이던 산재보험료율은 2004년 1.48%, 2005년 1.62%, 2006년 1.72%으로 연이어 상승 올해는 1.98%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독일이 산재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증액투자로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평균보험료율이 임금총액의 1.3~1.4%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비전2030’ 정책을 통해 연간근로시간을 25년 후 16.4% 감소시키고 산업재율 역시 25년 후 68.8%로 감소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조덕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산업 및 고용구조의 급변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제 개선 확대 △노사협력에 의한 산재예방활동 기반 마련 △예방법제 및 행정체계의 전문성·실효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7년07월04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