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7 11시 광화문 광장_김용균 1주기 정부는 특조위 권고안에 응답하라! 노동안전보건단체 기자회견]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노동건강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우준입니다. 오늘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년 김용균 사고 이후, 아니 훨씬 그전부터 우리는 위험의 외주화를 이야기했습니다. 하청노동자라서 더 위험하게 일하고, 그래서 더 많이 죽는다.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1283번지에서 씨티건설 하청업체 성한피앤씨에서 근무하던 김씨, 충남 당진시 송압읍 중흥리 375번지에서 한일씨스템 하청업체 삼성건업에서 일하던 박씨. 2018년 11월 27일,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일하다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입니다. 김씨와 박씨로 가볍게 지칭된 두 명의 노동자는 모두 하청노동자였고, 건설노동을 하다 ‘떨어져’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고흥에 흥양창고에서 3명의 임시일용노동자는 1000키로 쌀에 깔려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하청노동자라서 더 죽습니다. 이게 바로 위험의 외주화입니다. 외주화되서 죽거나 다쳤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 위험의 외주화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2018년 11월 27일 두 명의 노동자가 죽었듯, 2018년 11월 28일 경주에서, 포천에서, 부산에서, 성북에서 일하다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는 작년에도, 올해에도, 어제도, 내일도, 올해도 전국의 곳곳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곧 서부발전에서 고 김용균님이 사망한지 1년이 되는 날이 다가옵니다. 작년 사고 이후 국회, 청와대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고 다시는 김용균님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김용균님의 유가족 노동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이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함께했던 나날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위험의 외주화를 여전히 막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김용균님의 1주기를 추모하고, 기념하고 멈추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년여가 지난 오늘, 성한피앤씨에서 근무하던 건설노동자 김씨, 삼성건업에서 일하던 건설노동자 박씨와 같은 노동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여전히 하청노동자라는 이유로 더 위험한 곳에서 안전하지 못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상반기보다 산재사고 사망자가 38명 줄었다고 성과를 자랑합니다. 465명의 노동자가 어김없이 올해 상반기에도 산재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응시하지 않은 것이죠. 문재인 정부의 산재사고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은 500명이 죽었던 작년 상반기보다 465명이 죽은 올해 상반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자랑하는 위선에 그쳐버렸습니다.

우리는 작년 이맘때 만들지 못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용균법이라고 불렸던 산업안전보건법 내에 노동자를 살인한 기업과 최고 경영책임자에게 최소한의 형벌을 보장하기 위해 하한형이라는 이름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 기업의 반복적이고 고의적인 노동자 살인행위에 기업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자 했던 기업살인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고자 했던 것은 모두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우리들의 바램이었습니다.

우리는 1년의 시간동안 위험의 구조를 만든 사람, 위험의 구조화를 해결할 실마리가 어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내고자 만들었던 특조위의 보고서와 그 권고안에 담겨진 내용이 그것입니다. 오늘과 내일의 죽음을 끊어내기 위한 그 시작은 바로 김용균 특조위의 보고서에 담긴 권고안을 지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김용균, 김씨, 박씨를 끊어내기 위해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을 수용하길 바라며,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나아갑니다!

[기자회견문]

 

김용균을 잃은 지 1년, 위험의 외주화는 지속된다?
정부는 특조위 권고안에 응답하라!

김용균을 보내고 1년, 우리는 달라졌는가
수많은 김용균들을 잃어왔던 우리는 1년전, 또 한명의 김용균을 잃고 망연자실 했다. 그러나 망연자실 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그의 가족, 동료들과 함께 싸웠고,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키고,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발전소에서 더 이상 김용균들이 죽어나가게 하지 않기 위한 22개 권고안을 만들었다. 권고안은 발전소를 향한 해법이었지만 정부를 향한, 수많은 일터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을 향한 해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달라졌는가. 여전히 눈떠보면 발전소는 예전 그대로 위험을 품은 채 석탄을 태우고 있고, 곳곳의 일터에서 또 다른 김용균들의 사망 소식이 줄줄이 들려온다.

산재 사망사고를 반으로 줄이고, 비정규직을 없애고,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김용균 특조위의 권고안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누더기가 된 산안법 개정안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하위법령을 가져오고, 주 52시간 연장 제한이 아직 완전히 시행되지도 않은 시점에 노동시간 규제 완화로 노동자에게 다시 과로사를 부추기고, 산업기술보호법이라는 악법을 만들어 노동자의 알권리를 완전히 묵살하고 입을 틀어 막으려 하고 있다. 사람을 죽게한 기업을 처벌하기는커녕 오히려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권고안의 첫 번째 권고사항인 직접고용 정규직화는 최종 목적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게 하지 않기 위한 1차적인 조치이다.
외주화를 금지하고, 정규직으로서 차별없이 일터에 설 수 있어야 노동자들은 죽지않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일하기 위한 권리를 온전히 주장할 수 있고, 사업주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의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자신의 일터의 위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위험상황과 위험요소를 파악하여 필요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형식적인 정규직, 자회사는 답이 아니다.

또한 중대재해를 일으켜 사람을 죽게한 기업의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시급히 제정되어야 한다. 이윤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안착해야만 우리는 더 이상 김용균들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화력발전소의 김용균을 보내고 1년,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은 않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생명에 대해 생각하고,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김용균”이라고 외쳤던 마음을 잊지 않고 그 싸움을 이어 나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특조위 권고안을 이행하고 약속을 지켜라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화 하라
노동자의 목숨을 고작 몇십, 몇백만원 취급하는 산안법을 재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2019년 11월 27일

노동안전보건단체(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반올림,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