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강연대가 올린 <2019년 10월, 이달의 기업살인>의 기업살인 돋보기 글, 티센크루프 하청 노동자 엄씨의 죽음을 기억하시나요?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요즘,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어디 제품인지 들여다보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엄씨의 사고 뒤로 채 2달이 안되었는데 벌써 두명의 노동자가 승강기를 점검하고, 수리하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승강기 대형 제조업체의 대표를 불러 책임을 묻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승강기 작업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숫자만 해도 5년 동안 37명, 올해 7명입니다.
그런데 올해 승강기 작업장에서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작업지휘자 없이’, ‘홀로 작업’. 다른 일터에서의 사건사고를 다룬 기사에서도 자주 봤을법한 단어입니다.
작업을 하는동안 노동자는 일에만 몰입합니다. 시간에 쫓길수록 더욱. 그러다보니 사업 운영의 큰 틀에서 작업 상황의 변동이나, 위험요인을 관찰하고 알려줄 작업 지휘자가 필요합니다.
현실에서는 승강기를 설치하고, 점검하고, 수리하다가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책임자 없이 작업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이것이 문제임을 모르고, 개선을 안 한 것 일까요?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홀로 현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위험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위험의 외주화’가 사라져야 합니다. 승강기 산업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막아둔 하도급이 만연하고 있고, 여기에 공동수급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하도급까지 함께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는 한, 현장 노동자들이 작업지휘자가 필요하다고 요구해도 원청에서는 듣지도 않을뿐더러, 당장 원청에서 주는 공사일이 끊기면 생존이 힘든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그러한 요구 자체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승강기 작업자들, 더 나아가 여전히 위험과 죽음이 외주화된 일터에서 일상의 노동이 공포일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위험의 외주화’가 사라져야 합니다.